[책] 괴짜탐정의 사건노트 7
* 둘째 아이와 함께 한 일곱번째 프로젝트 *
영국 스코틀랜드를 여행하게 된다면 관광지로 유명한 곳들 뿐만 아니라 작은 골목(?)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몇 개의 사례나 경험으로 전체의 속성을 단정짓고 판단하는 데서 발생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신사 숙녀로서 공평함과 높은 자존감을 갖고 성장하길 바란다. 사람들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구하는 것도 좋겠다 싶다. 요즈음 아이가 꿈꾸는 소설가도 그런 직업일 것이다. 이야기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그리고 때로는 위로를 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의미없는 직업이 어디 있겠냐만서도 말이다. 남들이 하찮다고 여기는 것에서도 세심한 관찰을 통해 나름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보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 내가 반한 글귀들
제1회 만국 박람회 개최를 개최를 앞두고 런던은 시끌벅적했지만 이곳 에든버러는 조용했죠. 혹시 이 동네를 두루 걸어 보셨습니까? 좁은 골목들이 뒤엉켜 있는 건 아시죠? 스코틀랜드에서는 그 골목들을 크로즈라고 부릅니다. 옛날에는 크로즈가 주택에서 마구간이나 야외 화장실로 이어지는 개인의 사유 도로엿습니다. 계단을 이용해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입체적인 크로즈는 외국인들 눈에 꽤 색다르게 보일 겁니다. 우리에게는 퍽 비밀스러운 곳이기도 하고요. 크로즈와 비슷한 것으로 와인드 와 코트라는 게 있지만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개 넓은 통로와 도로를 와인드라 부르고, 길보다 건물에 비중을 둔 곳은 코트라 부르지요. 에든버러에는 몇몇 유명한 크로즈가 있습니다. 브로디 크로즈, 올드 피쉬마켓 크로즈, 앵커 크로즈, 잭슨 크로즈, 비숍 크로즈 등. 이제부터 이야기할 사건은 그 크로즈 중 하나인 메리 킹 크로즈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메리 킹 그로즈, 18세기 경 그 크로즈를 소유했던 사람이 메리 킹 이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죠. 그리고 그 이름 말고도 사람들은 그 곳을 유령 크로즈라고 불렀어요. 총 길이는 60미터 폭이 2미터밖에 되지 않는 좁다란 크로즈가 높이 11층 짜리 건물에 둘러싸여 있죠. 18-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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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보가 확보되지 않았는데 무턱대고 추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상태로 밀어붙이게 되면 사실에 입각한 풀이가 아니라, 사건을 풀겠다는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게 되니까요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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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국 신사들은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인종과 성별이 어떻든, 부와 명성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가 상대를 평가하는 관점은 단 하나, 그 사람이 신사로서 공평함과 높은 자존감이 있는지 하는 거다.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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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탐정입니다. .. / 명탐정이라니, 대체 그게 어떤 일인지 설명해 보시오 .. / 간단히 말해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사건을 해결하는 일입니다. .. 당신들은 사건을 해결하는 게 일이지만, 저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사건을 풀지요. 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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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미즈씨는 다른 사람들이 수상하게 여긴 것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예를 들어 범인이 어떻게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15번 창고에 들어갔을까, 그 묘한 발자국의 정체는 뭘까, 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보다 흘려 넘기기 쉬운 것, 지적하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 주목했다. 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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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정말로 명탐정이 맞기는 맞소?/ .. 어쨌거나 명탐정의 역할은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도록 사건을 해결하는 겁니다. 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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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청 큰 사람 혼자서 아무리 외쳐 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조금씩이라도 바꾸려 노력해야 합니다. 나는 모든 이가 변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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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아무리 최강의 검객 집단이라 해도 그것 역시 인간의 힘입니다. 하지만 다쿠미노스케 씨의 검은 신의 검입니다. 나는 그 사람의 검이라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1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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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자기 심정을 몰라준다고 투정하는 건 애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그 나이를 먹고도 이 세상이 내 맘 같지 않다는 걸 아직도 모른단 말입니까? 적어도 어른이라면, 의견이 다를 때 토론을 거쳐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좁혀 가며 문제를 풀겠죠. 이렇게 술이나 마시고 소란을 피우는 건 어른으로서 할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2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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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하나 더 묻겠는데 이 꽃이 정말로 예쁘냐? 이번에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예쁘다고 생각한 것은 내 생각이지 논리적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니까. 그렇지, 이 꽃을 예쁘다고 느낀 것은 네 마음이지. 그러니 같은 꽃을 보고도 다른 사람은 또 달리 느끼겠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에샤 씨는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지? 같은 사물을 보고도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게 다르다는 걸, 너희도 이제 알겠지? 2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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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세상은 우리 어른들의 것이 아니야. 바로 너희 같은 아이들의 것이지. 우리는 너희가 어른이 될 때까지 잠깐 빌려 쓰는 것뿐이야. 그리고 너희도 어른이 되면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고. ... 미래는 아이들의 것이거든. 24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