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소한(小寒). 겨울방학을 함께하며...

아기의 절기

by 종우리
출처: 네이버 이미지
겨울 중 가장 추운 때 24 절기 가운데 스물세 번째 절기로 작은 추위라는 뜻의 절기. 소한은 양력 1월 5일 무렵이다. 절기의 이름으로 보면 다음 절기인 대한 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새해가 시작되고 나의 방학도 시작되었다. 1월 말에 개학이 있고 2주나 더 학교를 나가야 했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는 온전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딱 3주간의 시간이 허락되어 무엇을 해볼까 싶었다가도 제한이 많은 시기라 크게 하지는 못했다. 여기서 제한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것이 날씨였다. 추운 날씨는 야외활동에 제한을 두었고 우리 몸에도 불편을 주었다. 아기와 엄마는 계속 감기에 걸려 있었고 나 역시 감기가 오래갔다. 내가 제일 먼저 괜찮아졌지만 큰 문제가 발견되었다. 제일 힘겨워하던 아내는 몸이 좋아지는 속도가 빨라졌고 아기는 한 달째 약을 먹고 있었다. 즉, 아기와 내가 제일 문제였다. 우선 나는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했는데 오른쪽 부비동(광대뼈 안쪽)에 농이 가득 차 있었다.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계속 뒀다간 더 심해질 수 있어 수술울 권유하셨다. 2주가량 고민을 하다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지금 기다리고 있는 상태고 아기는 감기가 나았다 싶었으나 더 심해져 항생제를 계속 먹어 댔다. 가급적 약을 덜 먹이고 키우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건만 쉽지가 않다. 그렇게 꼬박 한 달간 약을 먹고서야 괜찮아졌다.

부비동염을 이제는 그냥 둘 수 없다.
아침 카페는 좋지만 소비는 싫어.

소한, 매서운 추위가 없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날씨는 한순간 추워지기 시작하더니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실내에서 주로 생활을 했는데 그나마 아기가 어린이집을 가서 양육에서 조금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낮에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다 같이 요리를 해 먹으며 무럭무럭 살이 올랐지만 함께 하기에 그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낮동안 연수도 듣고 논문을 학술지에 제출하느라 계속해서 수정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더니 곧 개학이 코앞까지 왔다. 누군가는 교사는 방학이 있어서 좋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혼자인 경우 여행 계획이 있을 때나 그렇고 보통은 연수에 밀린 업무도 하고 학기 중엔 못하는 집안일을 처리하느라 바쁘다. 조금은 여유 있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쉴 때는 늘 성수기라 어딘가 움직이기엔 부담감은 더 큰 편이다. 겸직이 되어 파트타임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안 되고... 그저 시간만 많은 사람이라 무의미하게 있으면 나중에 '나태지옥'으로 갈지도 모르겠다.

평일 오전의 여유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때에 앞서 이야기 한 수술 이외에 나에게 가장 큰 이변이 일어났다. 역시 건강과 관련된 이슈인데 감기가 끝나기 무섭게 난생처음으로 '대상포진'이 걸렸다. 남들은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을 때 면역력이 떨어져 걸린다고 하지만 나는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고 피곤할 일도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는 상황이었다. 아내는 그동안의 피로나 스트레스가 이제야 찾아온 것이라고 했지만 좀 억울했다. 대상포진에 걸린 뒤로 매일같이 피곤하고 상처부위는 24시간 누군가 찌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약 먹고 잘 쉬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난 이미 그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억울했다.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방학시즌인데 병자의 삶이라니...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괜찮아지겠지만 여유 있는 오후의 삶은 당분간 없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우리의 삶은 예상밖의 일들이 존재한다. 아기의 감기도 그랬고 나의 건강도 그랬다. 하지만 함께 걱정해 주고 등에 손이 닿지 않아 약이라도 발라주는 사람이 함께 있어 다행이지 싶다. 겨우내 서로 부대끼며 하하 호호하며 밥을 먹고 같이 자는 사람들... 이런 가족들이 있기에 그 추위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봄에는 여의도를 더 많이 가자"는 아내의 말처럼 이루어질지 모르겠지만 계획을 세우고 함께 즐거워하는 하루를 감사해하며 이 추위를 이겨나간다. 곧 봄이 오리니 추운 날씨야 이젠 빠빠이~~

겨울 밤하늘은 더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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