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동지(冬至).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며...

아기의 절기

by 종우리
출처: 네이버 이미지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동지는 태양이 황경 270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며, 양력 12월 22일이나 23일 무렵에 든다. 동지에는 동지팥죽을 먹는다.


동지가 시작되고 진짜 겨울을 느낄 수 있었다. 12월이 되면서 춥다고 말도 하고 직접 체감도 했지만 진짜 추위는 12월 말이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덥다고 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온도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도 바뀌어버렸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 베웠던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라고 배웠지만 어른이 되어 느끼는 우리나라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살기 좋다고 하기엔 이젠 설득력이 떨어진다. 1년 내내 비슷한 기후를 가진 나라에서 살아봐서 그런지 옷도 분기마다 바꿔야 하고 무엇보다 피부건조증이 날로 심해져 이 시기만 되면 힘겨움이 배로 늘어난다. 활동성이 많은 아기도 마찬가지로 힘겨운 듯하다.

겨울철에는 모든 것이 차가움으로 다가온다.

날씨가 좋을 때나 그나마 따뜻할 때 아기는 엄마, 아빠랑 같이 공원에도 나가고 아파트 인근 공터에도 나가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야외활동이 전혀 불가능하다. 거기다 감기에 걸려 3주째 고생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기가 처음 감기에 걸리더니 아내와 내가 순차적으로 간기에 걸렸다. 약을 먹으면 낫겠지 했는데 벌써 3주가 흘렀고 아직 우리 가족 모두 약을 먹고 있다. 감기와 유독 긴 싸움을 하고 있는 2025년 말인 듯하다.


겨울철 절기의 중간쯤 되는 동지는 팥죽도 먹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농사를 짓는 곳에서는 내년 농사를 준비하기에 바쁘겠지만 우리에겐 그저 춥고 긴 겨울이다. 또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동지 기간에 제일 큰 행사는 성탄절과 새해 일 것이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본 적 없지만 우리 아기는 어린이집에서 산타도 보고 선물도 받았다. 아직 산타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산타의 존재도 나중엔 알게 되겠지만 선물 받는 일은 즐겁고 기쁠 것이다. 준비하는 우리도 아직은 즐겁기만 했다. -아니 아내는 모르겠다- 성탄절 이브날 같이 외식을 하고 집에서 캐럴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성탄절 아침 일어나 선물을 뜯는 아기의 모습. 손수 손으로 뜯은 첫 선물을 기억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리스'는 회복을 의미한다고 한다.
아기와 집근처 성당을 방문했다. 세상에 축복이 가득하길..

성탄절이 지나고 한 해를 마무리할 시기에 아기는 엄마와 먼저 외할머니댁으로 내려갔다. 며칠 뒤 방학을 하면 나 역시 내려가야 했기에 그 사이 학교일과 집안일을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예상 밖에 일들이 생겨 소위 '멘붕'이 왔고 귀중한 시간들을 낭비한채 방학을 맞이했다. 뭐 그래도 일은 마무리됐고 세상은 아무 일 없는 듯 돌아가니 상관없었다. 그저 가족들과 즐겁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연말을 보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2025년 나는 복직을 했고 아내는 휴직을 했으며 아기는 무럭무럭 자랐다. 아픈 날도 있었지만 그보다 세상을 더없이 경험하기 좋은 날들을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이고 엄마, 아빠 모두 바쁘게 실 것이지만 그 속에서도 자기만의 행복을 찾고 함께 나누며 살았으면 좋겠다.


아직 절기는 끝나지 않았지만 아무튼 올 한 해 건강하게 자라 준 아기에게 감사하며 늘 최선을 다해 육아에 힘쓴 아내에게도 감사함을 전하며 2026년 좀 더 나은 아빠로 살아가길 기대해 본다.

2026년 첫 해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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