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춘분(春分).봄이 왔음을...

아기의 절기

by 종우리
출처: 네이버
이날은 음양이 서로 반인만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 이 절기를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는다.


1년에 딱 2번.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 그중 첫 번째가 춘분이다. 날씨는 예전보다 따뜻해져 낮동안은 외출하기도 딱 좋은 때다. 평소(주중)엔 아기와 함께 어딘가를 갈 수 없다. 작년엔 휴직을 하면서 이맘때쯤 아기와 함께 산책을 하는 것 정도가 다였다. 너무 어렸기에 유모차에 태우고 작은 이불로 꽁꽁 싸매고 다니느라 꽃이며 자라는 새싹들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기가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만질 수 있는 것도 더 많아졌다. 하지만 내가 평일엔 시간을 낼 수 없다 보니 아내가 대신하고 있다.


아기는 이제 제법 걷고 뛰기도 하며 말귀도 알아듣고 호기심도 더 많아졌다. 풀이며 돌이며 지나가다 신가한 것들은 만져보고 엄마, 아빠를 부른다. 그리곤 자기가 만지는 것을 가리키는데 그럴 때마다 점점 크고 있음을 실감한다. 다만, 아직은 생각보다 키가 작고 배가 많이 나와서 걱정이다. 건강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괜찮다고 하지만 부모 마음은 또 그렇지 않나 보다. 남들보다 더 자라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남들만큼만 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니 말이다. 이 또한 부모의 욕심이겠지만 어쩌겠는가? 아기가 더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을...


춘분의 어느 주말, 아내와 아기와 집 근처 공원으로 다녀왔다. 이 날은 평소와 다르게 너무나도 따뜻했기에 외출을 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옷도 가볍게 입고 잠깐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공원엔 놀러 나온 연인들, 가족들이 많았다. 그 사이 우리 가족도 있었는데 이제는 함께 외출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간이 된 것 같다. 아기가 걷는 것을 보고 싶어 유모차에서 내려놓자 혼자서 잘도 걸어간다. 그러다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 걷기를 하는데 가끔은 아픈지 엄마를 찾으며 울기도 한다. 그래도 흙이며 작은 잎을 만지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난다. 이런 행복한 모습들만 계속 보면서 살아간다면 그 또한 복이리라...


하루가 멀다 하고 시간은 흐르고 변화 없는 것 같은 아기도 점점 커간다. 나 역시 이제 조금씩 나이를 먹고 있으니 이러다 곧 아기는 학교에 갈 나이가 될 것이고 나도 내일에 더 집중하게 될 터인데 지금 이 순간... 아기와 함께 온전히 보낼 수 있을 때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내 건강을 잘 챙기고 체력도 더 길러야겠지.. 게으른 아빠가 아니라 부지런하고 건강한 아빠가 되기 위해서라도 따뜻한 봄날이 시작되면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언젠간 아기가 커서 딸과 함께 운동할 날을 고대하며...


봄 날의 햇살은 엄마의 품처럼 따스하고 포근했다.
아기는 혼자 걷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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