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하지만 특수하지않은 특수교육
배우고 싶은 것과 잘하고 싶은 것.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점이 있다.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배우고 싶은 것들 중 어떤 것은 직업과 관련된 것도 있고 개인적인 관심에 의한 것도 있다. 하지만 잘하고 싶은 것은 온전히 특수교사로서의 전문성과 관련이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교육과정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진로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교사라면 수업을 잘해야겠지만 업무와 관련하여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은 약간은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전문성을 가진 멋있는 특수교사... 현실은 업무와 학생 지도로 지치는 삶을 살지라도 개인적인 로망은 그렇다.
학교 업무를 하다 보면 그 일이 나에게 잘 맞아서 관심을 가지다 전문성을 갖게 되거나 혹은 어쩔 수 없이 계속하다 보니 전문성이 생겨 버린 경우도 있다. 과정이 어떻든 전자나 후자나 모두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가끔 연수를 가게 되면 교육현장의 선생님들께 강사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분들이 강의를 한다는 것은 그 주제와 관련하여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도 전문성을 지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전문성을 키우는 길은 많겠지만 경험상 앞서 이야기했던 업무가 잘 맞아서 쭉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관련 대학원 과정을 거친다든지 관련 연수를 지속적으로 듣고 업무를 하면서 경험치를 계속 쌓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전문성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나 역시 관심을 가지는 영역이 분명 존재했다. 얼마 전 교육청에서 '행동중재전문가' 양성 과정 공문이 왔었다. 평소 관심도 많고 관련 일도 해본 적이 있어서 지원을 해볼까 고민하다 아내와 상의를 했다. 아내도 동의를 해 학교 관리자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고 급하게 지원서를 작성했다.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진로전단교사라는 직이었다. 학교에서 일도 많은데 행동중재전문교사로 또 한다는 것이 맞을까 생각했지만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지원이라도 해보고 탈락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됐다. 그리고 며칠 뒤 교육청에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 전화의 목적은 이랬다. 지원서는 잘 읽었고 선발하고 싶으나 진로전담교사라는 직을 하고 있어서 선발이 어려울 것 같다. 죄송하다...
전화해 주신 분은 정말 친절했고 공손했다. 내용이 사실이건 아니건 중요지않다. 선발은 안 됐고 나의 로망은 이걸로 끝이 났다. 어차피 진로전담교사를 하고 있었기에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들었던지라 큰 타격감은 없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진로전담교사를 하니 그쪽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면 될 것을... 나 역시 그러고 싶고 노력은 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가 이 일을 하다 보니 나중에 전문가가 되어 있는 그런 부류가 아닐까... 물론 시간만 흐른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학생 진로에 고민도 많이 하고 관련 자료나 내용들도 많이 알고 적용해야 한다. 다만 내가 이 쪽분야보다 하고 싶은 분야를 먼저 해보려고 했던 것은 '안 하고 후회할까 봐'서였다. 못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은 분명 다르다. 난 어차피 진로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안 해봐서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러다 아무것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되지만 그러기엔 아직 젊다고 생각된다. 지금 해보고 싶은 것. 전문가가 되어야겠다고 하는 것이 있으면 도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후배교사 누군가가 물어 본다면 다 도전해서 맞는 것을 찾고 그 분야에서 전문가인 특수교사가 되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