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절기
망종(芒種)
태양의 황경이 75도에 달한 때이다. 망종이란 벼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이 시기는 모내기와 보리베기에 알맞은 때이다. 그러므로 망종 무렵은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 절후이다.
9번째 절기. 망종.
달력에서 날짜를 확인하다 한 번씩 보긴 했으나 어떤 날인지 몰랐던 '망종'이었다.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일까 아니면 6월 초엔 특별한 의미를 찾기 힘들어서 그랬던 것일까... 망종에 대해서 찾아볼 마음이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씨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 아기도 무언가를 하기에 적당한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날씨도 점점 무더워지고 있었다. '날이 좋다'라는 표현을 쓰는 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하루라도 함께 좋은 날을 누리기 위해 주말마다 밖으로 나갔다. 처음엔 덕수궁을 가려고 했으나 아기 밥과 우리 밥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식당을 찾아보고 결정한 곳으로 갔다. 하지만 누군가 '대관'을 하면서 일이 조금씩 꼬였다. 가족 모두가 늦은 시간에 식사를 끝내고 인근 경복궁으로 갔다. 때마침 행사를 하고 있어 가족과 구경온 사람들도 많고 외국 관광객도 많았다. 조금 늦게 들어가 이미 좋은 자리는 없고 햇빛은 뜨거워 행사 관람은 하지 않고 다른 곳을 구경하기로 했다. 행사 덕분이었을까! 다른 곳엔 사람이 없어 구경하기 좋았다. 좋은 곳에서 사진도 찍고 마음껏 뛰어다닐 수도 있었다. 모든 곳이 아기가 놀기에 적당했다. 아빠의 체력 이슈로 오랜 시간 머물지는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외출이었다. 지금보다 더 크면 아기랑 다시 올 곳 중 한 곳. 그땐 지금보다 더 성장해서 함께 보며 이야기할 것들이 더 많아지겠지...
아기는 예전보다 훨씬 많이 자랐다. 키도 크고 사용하는 단어도 늘었다. 뭔가 말하고 싶어 웅얼웅얼하는 모습도 더 많아졌다. 운동 능력도 더 좋아져 방 여기저기를 뛰어단다. 아게를 보고 있으면 층간 소음이 왜 생기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런 점에서 아래층 거주하시는 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민원도 넣지 않고 찾아 오시지도 않으시니 말이다. 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 드는 것이 탐구력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시야가 넓어지니 호기심도 더 많아지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지는 듯하다. 가끔 아기를 보면 ADHD가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왕성한 호기심을 보인다. 주변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 과정을 넘으면 분명 더 사람다운 모습을 보이겠지. 뭐가 됐든 안 아프고 건강하게 이 여름을 이겨 냈으면 좋겠다. 튼튼한 뿌리를 내러서 건강하게 자리길 바라는 아빠의 마음이 오늘도 아기에게로 전해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