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하지(夏至).아기와 함께할 여름

아기의 절기

by 종우리
출처: 네이버
천문학적으로는 일 년 중 태양의 적위가 가장 커지는 시기이다. 이 무렵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데, 그 위치를 하지점(夏至點)이라 한다.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南中高度)가 가장 높아진다...(중략) 장마와 가뭄 대비도 해야 하므로 이때는 일 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쁘다.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보리 수확 및 타작, 모내기, 그루갈이용 늦콩 심기, 대마 수확, 병충해 방재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


하지가 되었다. 춘.하.추.동. 이야기할 때 가장 대표가 되는 절기 중 하나가 하지 일 것이다. 낮의 시간이 가장 긴 시간. 24시간 중 무려 14시간 정도가 낮인 날. 그렇지만 뭔가 하기엔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덥다. 지정학적 위치 상 장마철에 해당하고 고온다습해져 버린 날씨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긴 낮을 제대로 누리기엔 아쉬움이 많다.


하지가 될 무렵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고 매일같이 비 걱정을 해도 모자란데 유독 올해는 마른장마철이다. 비도 거의 안 오고 온통 습한 날씨만 지속되고 있다. 이럴 땐 밖에 나가기가 더 힘겹다. 실내에 있어도 에어컨을 계속 틀 수밖에 없으니 혹여나 냉방병이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하지가 시작되고 아기는 친구와 함께 양평 시골로 여행을 다녀왔다. 차가 막혀 고생은 했지만 '이것이 시골이다'라고 느껴질 정도의 시골 마을... 어쩌면 아기는 처음 본 광경에서 낯선 두려움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모여 장을 보고 저녁엔 고기를 구워 먹으며 하하호호 하는 엄마아빠를 이해는 할까 싶지만 풀벌레 소리와 유기농 블루베리까지 맛봤으니 어느 정도 서로의 '니즈'를 충족했지 싶다. 여행의 최대 단점은 잠자리가 바뀌다 보니 자도 다음 날 피곤하다는 것. 아기도 대음 날 피곤한지 돌아오는 차에서 계속 자더니 집에 도착한 뒤에도 일찍 잠들었다. 조금 더 크면 감자도 캐고 다양한 식물과 곤충들을 보는 즐거움을 알겠지.

여름엔 실내가 최고!!
시골 마을에서 더위를 즐기는 아기

역대급 무더위가 지속되던 날 우려하던 상황이 발생했다. 아기에게 열감기가 생겼다. 아무 이유 없이 갑자스럽게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밤새 고열로 고생했다. 아내와 내가 너무 밖으로 나돌아 다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냉방병으로 인해 생긴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밤새 해열제를 먹고 자더니 다음 날 아침은 또 괜찮았다. 열 말고는 특이한 증상이 없다 보니 괜찮겠거니 했지만 오후가 되자 다시 열이 나 결국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감기였다. 다시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약을 먹이는 부모의 입장에선 분명 마음엔 안 좋지만 달콤한 약이라서 그런지 아기는 잘도 받아먹었다. 이 시가쯤 쓰는 단어들이 조금 더 늘었는데 '약구'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좋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다. 그만큼 자주 약국에 가자는 말을 했기에 습득한 단어가 되지 않았을까!


여름은 날씨가 더워 옷도 가벼워지고 자주 씻을 수 있고 외출도 겨울에 비해 덜 부담되긴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다 좋은 것만은 아닌 듯하다. 냉방병이라는 것을 조심해야 하고 식중독이나 수족구 같은 전염병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아기를 키우기엔 편한 시기라는 것이 없는 듯하다. 누워 있을 땐 걸었으면 했는데 1년 뒤 걷게 되니깐 눈을 뗄 수가 없다. 이제는 또 말을 잘했으면 하는데 말을 잘하면 대화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겠지. 끝없는 부모의 마음...

올여름은 뛰어다니는 아기를 잡으며 땀을 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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