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무지개가 띄워 있는

수원블루윙즈

by AMPELAMN


가끔은 의외의 포인트에 심쿵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분과 여럿이 보는 모임이었는데 "이러이러한 사정 때문에 선약에 참석할 인원을 당일까지 확답드리기 어렵다. 죄송하다"라고 했더니 짤막한 답이 돌아왔다. "돈 워리"

누군가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라고 말해준 건 너무 오랜만이라 찡했다. "걱정하지 말고 설레어라"라고 했던 수원의 키퍼 신화용 이후 처음이라서.


표현 하나하나를 조심하다 보니 인스턴트 감정 전달을 잘 안 하게 됐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땐 '내가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책임감이 느껴졌나 보다.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기저에 깔려서 그런 걸 수도. 신뢰는 함께한 시간에 비례하는 건 아니니까. 사실 별거 아니니까 심쿵하는 거겠지.


처음 빅버드에 가고 24년째 수원 축구를 보고 있다. 예전만큼 열정적이진 않고 근 2년간은 원정 경기만 갔을 뿐 빅버드와 미르에 이르진 못했다. 다만 여전히 '나사나수'는 마음을 울리고 2년 전 겨울 '길 잃은 그날의 침묵' 노래는 아리다. 26번 셔츠를 맘 편히 못 입는 것도 살짝 속상하고..


지난달 제주와의 승강전 1차전을 친한 동생들과 함께했다. 살짝궁 기대를 품었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자업자득인걸. 실망스럽지만 다시 도약할 밑거름으로 삼았다 믿어보고 싶다. 올해는 수원의 푸른 별 이후 신뢰하고픈, 설레고 싶게 하는 감독도 왔으니.


2026년이라 26번 셔츠를 찾아봤는데 염기훈밖에 없던터라 뒤늦게 끄적이는 시즌 후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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