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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선택의 반대편에 있는 나의 또다른 모습에 대하여

by Buffalobunch


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즉, 지금의 나는 과거의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특히 두 가지 전혀 다른 길이 있었다면, 그리고 내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면 말이다. 과연 나는 지금과 같은 사람이었을까?


얼마 전,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을 보게 됐다. 핵심은 이랬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오히려 우리를 가둔다는 것. 중요한 건 지금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점이다.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정하고, 그 모습을 향해 나아가면 진짜 그렇게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현재의 나는 수많은 결과 중 하나일 뿐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그래, 그렇다면 지금의 단점들 역시 과거 선택의 결과일 뿐일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평소의 나였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해보면 어떨까?


그렇게 떠오른 게 내 고질적인 술버릇이었다. 나는 술에 취하면 꼭 책을 샀다. 왜 그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내 안의 어떤 결핍이 그 순간마다 표출된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쌓인 책들이 어느새 벽 한편을 가득 채웠다.


이 버릇을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주 작은 실천을 떠올렸다. ‘기상 후, 취침 전 한 문장 책 읽기.’ 정말 하기 싫은 날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이걸 이겨내면 평소의 나와는 다른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어떤 날은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고 덮기도 했지만, 또 어떤 날은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그렇게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7권의 책을 완독했다. “어? 이게 되네?” 낯설지만, 원하던 나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내 삶은 한 걸음 더 풍요로워졌다.


이제 내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내가 몰랐던 나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선택에서 뜻밖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면, 인생이 훨씬 더 다채로워지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리가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결국 중요한 건 실천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나는 한때 무언가를 시작하기 위해 완벽한 때만을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완벽한 때는 없다.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그렇게 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작은 변화가 내 인생을 바꿨다. 작은 성공이 작은 성취감을 주고, 그 성취감은 삶 전체를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는 오늘도, 어제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한다. 그렇게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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