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두 얼굴을 마주하다
내가 아는 그 봄이 온 줄 알았다.
흰 것 같으면서도 다르게 보면 분홍빛이었다.
그 꽃길을 걸으며
난 결혼 후에 걸었던 그 봄날의 봄길을 떠올려보았다.
먼 과거의 봄길 위에 난 희망을 꿈꾸고
어느 날의 봄길 위에 난 절망을 마주하고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희망이라는 실 한가닥을 위태롭게 쥐고 있던 적도 있고
어제의 나는 다시 이 봄길 위에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의 행복을 꿈꾸며 서 있다.
비록 나의 봄길은 차가운 봄비에 땅에 떨어지거나 흩어졌지만
그래도 믿고 싶다.
희망이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