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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무엇보다도 강렬했던 순간

바둑대회 참여기

by 다채로um

아이들이 바둑선생님의 권유로 바둑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다.

긴장과 흥분감이 떠오는 듯하다.

이 지역에서 바둑 잘 둔다는 아이들이 모이는 대회라니!!

그 어떤 대회 못지않은 아이들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마치 대회가 아니라 바둑축제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아이들은 긴장감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을 신기해하는 눈으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바둑대회의 규칙은 조별로 다른 상대와 3번씩 바둑을 두어 승률을 따져 순위를 두는 방식이라고 한다.


큰아이는 결과는 졌지만 잘 싸웠다 3패

작은아이는 상황상 부전승 2패지만 장려상을 받았다.


큰아이는 시합이 끝나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심판 앞에서도 울지 않고 꾹 참았다가 나를 보니 긴장이 풀린 것 같았다.

나는 첫 대회에 고생했다며 아이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나중일이었지만 큰 아이랑 겨루었단 아이가 준결승까지 올라간걸 보니

나도 응원을 하고 있었다.

작은 아이가 장려상을 받고 보니 시간은 5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2시에 시작해서 1시간 안에 끝나고 돌아갈 줄 알았는데 다른 아이들이 상 타는 모습까지 보게 될 줄이야 기분이 묘해지는 순간이다.

아이들은 집에 오는 길에 다음 대회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아이 들을 사랑스러웠다.


바둑대회에서 아쉬웠던 건

시상대에 올라서 상을 받는 아이에서 손뼉 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나는 고생한 아이들에게 비록 자신의 아이는 상을 타지 못했지만 축하를 줄 수 있는 모습을 다음에는 기대해 보고 싶다.

다른 아이를 축하 줄 수 없는 부모를 보고 내 아이가 과연 다른 이의 축하와 위로와 응원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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