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랑에서의 한달살이 마지막 날이다. 사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반, 계속 이곳에 있고 싶은 마음이 반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정이 바뀌진 않을 것이다. 새벽 비행기라 숙소는 내일까지 예약을 하고 공항까지 가는 셔틀은 오후 11시에 예약까지 마친 상태이다. 캐리어도 무게를 맞추기 미리 다 싸놨다. 이제 남은 건 이 글을 마무리하고 노트북을 가방에 넣는 일만 남았다. 오늘 하루는 하는 일은 나트랑 한달살이의 마지막으로 기억될 것이다. 오늘 먹는 식사는 나트랑 한달살이에서의 마지막 식사가 될 것이고, 체크아웃은 마지막 체크아웃이 되는 것이다. 여행은 그 기간에 따라 얻는 게 상당히 다른 것 같다. 금년에 6일짜리, 10일짜리 그리고 한 달 여행을 다녔는데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한달살이에서 얻은 게 가장 많은 것 같다. 약간이나마 베트남에 대해 알게 되었고, 친절한 베트남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일 중요한 건 내 여행 스타일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 아니 여행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의 성격에 대해 조금은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그동안 나 스스로가 정의했던 성격 이외에 또 다른 성격이 있는 것을 알게 되게 해준 여행이었다. 마냥 게으르고 계획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게으름 속에 부지런함이 있고, 즉흥적임 속에 체계가 있더라는. 한 달을 살다 보니 조금은 현지에 적응을 했나 보다. 귀국 후 주변 사람들에게 줄 기념품을 사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살 수가 없었다. 마트에서 사는 말린 망고, 과자 등 매일 만나고 먹던 것들을 기념품으로 사다 주는 게 맞자 싶었다 한 달이란 시간은 어찌 보면 짧지만 현지에 적응할 정도 길기도 한 시간인 것 같다. 이제 귀국하면 추워진 한국 겨울에 적응을 해야 한다. 들어가자마자 크게 바뀌는 기후에 바로 적응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두껍고 무거운 옷의 도움을 받으면 아마 바로 적응할 것이다. 아마도 한 달간 누리던 여행자라는 신분을 버리고 다시 백수 퇴사자로 돌아가는 게 더 힘들 것 같다. 여행자라는 신분은 어쨌든 많은 것을 커버할 수 있지만 백수라는 신분으로 바뀌면 여행자라는 핑계가 사라지기 때문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