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 몰래 산 물건

에어팟

by Bul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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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각시에게 걸리지 않은 물건 중에 하나이다. 늘 집 밖으로 나가면 가방에서 꺼내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가방에 넣기 때문에 각시는 이 물건을 본 적이 없다. 블루투스 이어폰이 이것 말고도 또 하나 있었지만, 버티다 버티다 결국에는 끝물에 사고야 말았다.

사실 에어팟을 살 생각은 없었다. 사실 딱히 당기지도 않았다. 핸드폰이 아이폰이 아닌 데다가, 이미 블루투스 헤드셋과 헤드폰이 있었기 때문에 더 살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무심코 본 할인정보에 넘어가고야 말았다. 필요 없는데 단순히 싸게 판다는 이유만으로 산 것이다. 게다가 갤럭시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후기를 보자마자 사고야 말았다.

사실 이 에어팟은 마음이 외부의 정보에 의해 흔들리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 든다. 에어팟은 꼭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약간의 우월감이 었던 것 같다. 남들보다 더 싸게 샀으니 난 승자야라는 마음이 사고 싶다는 충동으로 구현된 것이다. 사실 각시 몰래 산 물건 대부분이 꼭 필요해서 산 게 아니다. 필요한 것보다는 필요할 거라는 이유와 핑계를 앞세워 남들보다 우월하겠다는 하찮은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쇼핑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로 글을 쓰는 지금은 반성하고 있지만 며칠이 지나면 또 어느 쇼핑몰을 뒤적거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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