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18

by Bullee

민희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좀 전에 은혜가 병실로 찾아와 소란을 피운 것이 병원에 소문이 다 났을 것이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눈이 안보이니 조금은 주변에 신경을 덜 쓰게 됐달까. 주변에 신경을 쓰기보단 상념에 빠지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썼다. 그녀는 상념에 잠기는 시간이 좋았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도 없었고 주변 사람을 경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잘 갔다. 시력이 돌아오는 건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데 상념에 잠길수록 시력도 빨리 돌아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상념에만 빠지는 것은 아니었다. 계속 그녀를 괴롭히는 질문이 있었다. 자신을 뺑소니치고 달아난 게 문성식일까?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사고 나기 전 사리진 그가 자기를 죽이려고 나타났다니. 그 말은 자기를 죽이려고 전날부터 모든 걸 버렸다는 것이다.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혔던 그러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풀 꺾인 뒤로는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 남은 건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낀 은혜다. 그가 남편과 자신을 둘 다 죽여 복수를 하려고 한다면 모든 게 들어맞는다. 문 팀장의 실종과 자신의 뺑소니가. 하지만 조금 전 상황으로 다시 복잡해졌다. 은혜는 자기에게 남편의 소재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던가. 자기의 범죄를 나에게 떠넘기려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면 그녀도 남편을 찾고 있다는 거다. 그녀도 아니면 누구 소행인 건가?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다. 자신과 문성식의 관계를 다른 사람에 밝힌다는 게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밀은 바람과 같아서 한 명을 스치면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게 남녀 사이 일이라면 태풍보다 더 세게 사람들 입을 옮겨 다닐 것이다. 게다가 끝난 사이라 조용히 넘어만 가면 아무 사이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문성식이 잡히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지 않은가? 형사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 건가 고민하던 찰나에 여닫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민희는 의사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민희는 갑자기 불안했다.

「누구... 세. 요..」

하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답이 없었다. 그러다 자신의 옆에 서는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기운과 함께 익숙한 향수 냄새가 났다. 그녀의 집에서 유일하게 맡을 수 있었던 향수 냄새. 바로 문성식이 쓰던 향수였다. 그가 돌아온 것이다. 급하게 호출 버튼을 찾았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허공만 저을 뿐이다. 늘 있던 곳에 호출 버튼이 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소리를 질렀다. 민희는 살아남기 위해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누군가 뛰어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당신 누구야!」 의사 목소리와 동시에 몸싸움을 하는 듯한 소리가 났고 누군가 밖으로 뛰어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동시에 의사의 외침이 들렸다.

「경찰 불러」

민희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문성식 와이프가 난리를 치고 가더니 문성식이 나타나 실패 한일을 마무리하러 온 것이다. 민희는 두 사람이 같은 날 나타난 게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때 자신을 찾아왔던 경찰에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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