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에게 이야기를 하고 며칠이 지났다. 민희의 상태는 크게 변한 건 없었다. 여전히 병원에 있고, 시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자신의 상황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에 입원할 때보다 더 밝아졌다. 웃는 시간도 많았고 다른 사람들과 서툴게나마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변화가 가능했던 건 옆에 민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민희는 모든 걸 민혁에게 맡기고 의지했다. 그날 이후에도 둘만의 저녁 상담시간은 계속되었다. 사실 상담시간을 가장한 두 사람만의 데이트 시간이었다. 민희는 잃어버렸던 청춘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두 사람의 시간을 충분히 즐겼다. 민혁도 그런 민희를 자연스럽게 받아주었다. 입원 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민희는 언제까지고 병원에 있을 수는 없었다.
「이제 퇴원해야겠어요.」
「병원이 꽤 불편했죠?」
「그렇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민혁 씨랑 노는 게 조금 눈치 보여서요. 밖에서 자유롭게 데이트하고 싶어서요.」
「핫, 민희 씨 이제 보니까 너무 적극적이에요.」
「저도 제가 이런 성격인지 몰랐어요. 뭐 다 누구 덕분이죠.」
「근데 아직 그 사람이 안 잡혔는데?」
「네 괜찮아요. 핸드폰도 장만 할 거고 그 뭐냐 그때 왔던 형사 연락처도 입력해 놀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혁 씨가 있잖아요. 그거면 걱정 안 하고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전 병원에서 일을 하는 의사랍니다. 늘 옆에 있을 수는 없어요」
「저도 어린애는 아니거든요. 너무 걱정하지 마요.」
「알겠어요. 퇴원할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퇴원해도 지금처럼 볼 수 있는 거겠죠?」
「그럼요 약속했잖아요. 내가 늘 옆에 있을 거라고. 그럼 일단 핸드폰부터 장만해야겠네요? 간병인에게 부탁해 놓을게요. 알아서 할 거예요」
「고마워요. 그럼 말 나온 김에 내일 퇴원할게요」
「그렇게 빨리요?」
「일단 밖에 나가서 정리할게 많아요. 회사도 어떻게 할지 정해야 하고 무엇보다 집을 너무 오래 비워놔서요」
「알겠어요. 그럼 내일 퇴원할 수 있게 준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