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 33

by Bullee

준호 핸드폰으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준호 형사님 핸드폰 맞나요?」 왠지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였지만 선뜻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네 제가 이준호입니다.」

「강민희입니다. 왜 그 뺑소니 사고」

「아. 네 드디어 핸드폰을 만드셨군요!」

「네. 내일 퇴원해서요. 혹시 몰라서 형사님 핸드폰 번호 저장해놓은 김에 연락드려요」

「그나저나 어떻게 전화하신 거예요? 앞이 보이 시계 된 건가요?」

「아뇨 이직이요. 간병인 이모님께 부탁드렸어요. 번호는 민혁 씨에게 받았어요.」

「아. 내일 퇴원하시면 집으로 가시는 건가요? 아직 문성식이 안 잡혔는데 괜찮으시겠어요? 눈도 불편하신데」

「괜찮아요. 간병인 이모님이 조금 도와주시기로 했고 민혁 씨도 도와준다고 해서 일단 퇴원하기로 했어요.」

「그러시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급한 일 생기면 바로 연락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준호는 오랜만에 듣는 그녀의 목소리의 분위기가 낯설었다. 늘 어둡고 냉정한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밝은 분위기였다. 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두운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그녀의 전화를 핸드폰에 저장해 놨다.

전화를 끊은 민희는 핸드폰을 얼굴 가까이에 올린 채로

「민혁에게 전화」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핸드폰이 민혁의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일을 하고 있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예전에는 말로 전화를 거는 기능이 쓸모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저에게는 제일 유용한 기능이네요. 어쨌든 좋은 핸드폰 구해다 줘서 고마워요 이모」

「원래 쓰던 번호 안 쓰고 아예 새로 개통했는데 안 불편하겠어요?」

「괜찮아요. 어차피 눈이 괜찮아질 때까지 임시로 쓸 거라, 그리고 오히려 번호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덜 불편할 것도 같고요.」

「그래요. 혹시 몰라서 제 번호도 입력해놨어요. 불편한 일이 생기면 ‘이모에게 전화’라고 해요.」

간병인은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고마워요. 이모 덕분에 이 지루한 병원 생활 잘 버텼어요.」

「고맙다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는 아닌데. 나야 뭐 조용히 있다가 조용히 가는 거밖에 안 해서 암튼 내일 퇴원 잘해요.」

「네. 또 연락드릴게요.」

간병인은 민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퇴근했다.

얼마 후 민혁이 민희에게 왔다.

「전화했던데 무슨 일 있어요?」

「핸드폰 작동이 잘 되나. 민혁 씨가 내 전화 잘 받나 시험해봤죠.」

「미안해요. 진료 중이어서」

「괜찮아요. 그 정도로 삐지진 않아요.」

「근데 정말 집으로 가도 괜찮겠어요? 뭐 하면 잠깐 있을 집 알아봐 줄 수 있는데」

「진짜 괜찮아요. 내 집 놔두고 다른 데 가는 것도 웃기잖아요. 전 어린애가 아니에요.」

「게다가 몸도 불편해서...」

「내 집인데 며칠 가구에 부딪치다 보면 익숙해질 것에요. 게다가 민혁 씨가 매일 도와줄 거잖아요?」

「매일이요?」

「뭐. 내가 보고 싶으면 매일 오지 않을까요?」

「그렇네요. 매일」

「농담이에요. 그냥 자주 오는 걸로 해요」

「헷갈리는데요? 진짜인지 아님 진짜 농담인지」

「맘대로 생각하세요,」

「그럼 오늘도 저녁에 봐요. 난 그럼 이만」

민혁은 민희의 손을 살짝 잡아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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