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 34

by Bullee


드디어 퇴원이다. 민희는 그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떠올렸다. 갑자기 사고가 난 것과 앞이 안 보이는 것 하지만 가장 큰 일은 민혁을 만난 것이었다. 그를 만나고서 그녀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 그동안 그녀를 괴롭히던 악몽에서 벗어났고 그녀 주변에 세웠던 높은 벽들을 허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인생이 바뀌게 된 것이다. 어젯밤에는 둘만의 퇴원 축하연을 하면서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둘만의 사랑을 약속했다. 오늘은 민혁이 휴가를 내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민희는 한동안 관리하지 못한 집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오늘 하루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말에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비록 앞이 보이지 않고, 아직 문성식도 잡히지 않았지만 그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 옆에 그만 있으면 됐으니까. 퇴원 수속이 끝나고 얼마 있다 민혁이 왔다.

「이제 집에 가야죠?」

「오늘 하루 잘 부탁해요」

「오늘은 기사 겸 집사 모드로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민희와 민혁은 시답잖은 농담을 하며 병원을 나섰다. 집까지는 민혁의 차로 가기로 했고 민희 집 주소는 이미 민혁이 알고 있었다. 그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 탔다. 민혁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채웠다.

「고백할 게 있어요.」

「뭔데요?」

「차 조수석에 누군가를 태워본 게 처음이라 게다가 민희 씨라니... 운전에 집중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무 말 안 하고 조용히 있을게요. 너무 걱정 말아요.」

「편하게 잘 모시겠습니다. 자 그럼 커피 한잔 마실래요?」

민혁이 민희 손에 컵을 쥐어줬다.

「서비스가 좋네요.」

민희는 그가 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향긋한 커피 향이 그녀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줬다.

「자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집까지 좀 걸리니까 한숨 자도록 해요」

「그렇게 멀지 않지만 잘 부탁드려요.」

민희는 거기까지 말하고 마술같이 그의 멘트에 잠이 들었다.

얼마 후 시간이 지나고 나서 민희는 잠에서 깼다. 깨어나 보니 침대에 누워있었다.

「나 얼마나 잤어요? 근데 여긴 어디예요?」

「얼마 안 잤어요. 근데 자기 침대에 누워있는데 모르겠어요?」

「내 침대라고요? 그럼 나 지금 내 방에 누워 있는 거예요?」

「네,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제가 안고 왔어요. 집 비번은 이모님이 알려주셨어요.」

「깨우지 그랬어요. 나 무거웠을 텐데」

「하나도 안 무거웠어요. 짐은 거실에 놔뒀고 지금 여긴 민희 씨 방이에요」

민혁은 거기까지 말하고 누워있는 민희에게 키스를 했고 그녀도 민혁을 받아들였다.

드디어 두 사람은 병원이라는 제약된 공간에서 벗어나 마음껏 사랑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왔고 그동안 쌓였던 감정들을 폭발이라도 하 듯 뜨거운 사랑을 했다.

이제 두 사람의 사랑은 진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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