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35

by Bullee

집에 오고 며칠이 지났다. 민희는 ‘행복이란 게 이런 거구나’라는 걸 매일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고 자기 전에도 사랑을 느끼며 자는 하루를 보내면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삶에 보상이라도 받는 것 같았다. 앞이 안 보이는 불편함이 있지만 본래 자신의 집이었기에 며칠 만에 적응이 되었다. 가끔 간병인이었던 이모가 와서 청소와 반찬거리를 해놓고 간다. 언제나 그렇듯이 조용히 와서 일을 하고 갔다.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가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그녀는 지루하지 않았다. 자신이 느끼는 행복을 즐기기에도 짧은 하루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게 하나 있었다. 너무나 조용했다. 으레 집에 있으면 생활 소음이란 게 있기 마련이다. 아파트라도 밖에서 들어오는 소음이 있고, 주변이 빈집이 아닌 이상 층간 소읍도 있기 마련인데 그녀의 집은 하루 종일 너무나 조용했다. 게다가 그녀 집 가구도 조금 이상했다. 분명히 자기가 쓰던 가구인 것 같긴 한데 왠지 낯설었다. 익숙한데도 낯선 느낌인 게 이상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행복을 깨트릴 정도 걸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민혁만 있으면 됐다. 간혹 그녀의 행복한 일상을 깨트리는 게 있는데 그 형사의 전화였다. 아울러 문성식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소식과 함께 그녀의 안위를 묻는 전화가 온다. 그 형사의 전화를 받으면 마치 꿈에서 잠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그녀에게 문성식은 이제 큰 위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듣는 게 싫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들은 소식은 조금 신경이 쓰였다. 문성식 아내도 행방불명이 됐다는 소식이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아니면 도망을 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형사는 꽤 관심 있어했다. 하지만 민희는 그러한 사소한 것 때문에 행복 일상을 깨트리고 싶지 않아 애써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간혹 밖에 나가고 싶은 때가 있었지만 그것만큼은 민혁이 원하지 않았다. 앞이 안 보이는 데다가 무엇보다 문성식이 아직 잡히지 않아 위험했기 때문이다. 민희는 큰 불만은 없었다. 나가야 할 일이 생기면 민혁이 항상 동행을 해줬기 때문이다. 물론 쉽게 휴가를 낼 수는 없었기 때문에 밖을 나갈 수 있는 날은 한정적이었다.

다만 민혁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시력이 안 돌아오는 것에 대해선 약간 조바심이 났다. 좀 더 행동에 자유롭고 싶기도 했지만 민혁의 얼굴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민혁이 매일 약을 챙겨 주기는 하지만 솔직히 시력이 돌아올 기력은 없었다. 그것만 빼고는 민희의 하루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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