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역설, 또는 결핍의 진실〉
무심하게 인스타 피드를 휙휙 올리다 이 그래프를 발견했다. 참으로 말이 된다. 오늘은 라부부, 지난주는 여행용 캐리어, 지난번에는 새 태블릿 PC를 가지고 싶다 졸라대는 11살 아들에게서, 그리고 사실은 나에게서도 곧잘 발견되는 모습과도 같다.
인간은 언제나 결핍을 통해 가치를 인식한다.
어떤 것을 소유하기 전, 그것은 상상 속에서 이상화된다.
그 가능성은 과대평가되고, 욕망은 그 허상을 실제보다 더 빛나게 만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일단 손에 쥐고 나면 그 모든 가능성과 그 찬란한 빛은 빠르게 퇴색된다. 익숙함은 무감각을 부르고, 당연함은 무심함을 낳는다.
'가지고 있는 상태'는 가치의 무중력 상태와도 같달까.
존재는 여전히 곁에 있지만, 더 이상은 그리 의미있는 존재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그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마침내 본질에 도달한다. 결핍은 감각을 각성시키고, 공허는 기억을 소환한다.
그제야 우리는 깨닫는다.
그것이, 그 사람이, 그 시간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우리는 (적어도 나는) 갖기 전에는 과장하고, 가졌을 때는 간과하며, 잃은 후에야 진실을 응시한다.
어쩌면 현명한 삶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의 가치를 결핍이라는 거울을 빌리지 않고도 알아보는 일 아닐까.
익숙함 속에 숨어 있는 소중함을 날마다 발굴해 내는 일이, 결국 행복이라는 감정의 가장 성숙한 형태일지도 모른다.
그냥 문득 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