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제작과정]
안녕하세요. <안 할 이유 없는 임신> 제작기를 쓰고 있는 노경무입니다. 벌써 여덟개의 꼭지가 쌓였는데요, 가만히 보니 숲을 보여드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 제작 타임라인을 알면, 각 꼭지가 어느 단계에 해당하고, 또 이 제작기가 어디쯤 왔는지, 또 언제 마무리 될건지 가늠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관심도 없는데 저 혼자 신나서 떠들어대는 것은 아닌지 항상 걱정입니다. 저는 애니메이션 전공생이나 관련 종사자뿐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제작기를 읽었으면 합니다. 보는 사람들만 보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고 그 고생을 한게 아니니까요.
저희의 제작 방식이 보편적인 과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각 작품마다 제작 예산과 기법이 천차만별이라서요. 아무튼 저희는 이렇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저희 <안임신> 제작의 전반적인 흐름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따져보니 30분 러닝타임의 2D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 총 1년 9개월이 걸렸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동화 단계부터 그 속도가 살짝 늘어지고 있는데요.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우선 감독의 뒷심이 부족한 탓이 큽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후반에 들어서는 (동화, 채색, 촬영, 사운드, 음악) 외주 업체와 계약하여 비대면으로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안임신>은 독립 애니메이션이라서 목에 칼이들어와도 지켜야햐는 마감일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우선순위에서 조금씩 밀려났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딱히 독촉하지 않았고요. 업체 분들을 원망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컬러스크립트작업을 한 달 정도 일찍 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고요. PD님은 애초에 제작 계획을 2022년 3월 완성으로 잡으셨는데, 그것은 베테랑 감독이었을때나 가능한 스케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초보감독인 점을 감안하면 약 3개월 정도는 단축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너무 아쉬워 하지 않으려고요. 3개월 일찍 만들었다고 뭐 천지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고요. 이정도면 잘했지! 하고 스스로를 칭찬하고싶습니다.
아무튼 이 제작 타임라인을 굳이 만든 이유는 크게 세가지 입니다.
1. 나 스스로 제작과정을 돌아보기
2. 독자분들이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3. 애니메이션 제작자 분들이 본인 작품 제작에 참고할 수 있도록 자료 제공하기
그럼 이만 글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