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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찍먹 EP03. 우리 인생에도 상태창이 있다

by 부르크쓰

좋은 선택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요?


그건 바로

'경험'을 해보는 겁니다.


그렇지 않고 상상만 해서는

좋은 선택을 내릴 수가 없어요.


여러분이 게임 속 캐릭터가 됐다고 해볼게요.


이제 한가지 육성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가까이서 딜을 넣는 전사,

원거리에서 활을 쏘는 궁수,

마법으로 적을 무찌르는 마법사 중에

적당해 보이는 것을 골라야 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략을 찾아볼 수도 있고,

남들의 육성 후기를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건

캐릭터를 골라서 직접

적을 사냥해보는 것 입니다.


그래야 그게 여러분에게 맞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어요.




하지만 인생은 게임이 아니죠.

현실로 예시를 들어볼게요.


현대 사회에 잠식돼 가는

여러분을 구하기 위해,

내면의 용사들을 구해야 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는

글을 써서 생각을 전하는 글쟁이,

남들 앞에서 말을 하는 강사,

콘텐츠를 구워서 먹고 사는 유튜버가 있어요.


여러분에게 뭐가 맞는지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캐릭터를 골라서 해보는 겁니다.


여러분이 글쟁이를 골랐다고 해볼게요.

글쟁이.png




글쟁이가 된 우리도 한번 외쳐보시죠.


"사..상태창!"


� 문장력 (초급)
→ 매끄럽게 읽히는 문장을 작성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 문장이 꼬일 수도 있다.


� 공감 일으키기 (초급)
→ 독자가 “맞아, 나도 이런 생각 했어”라고 느낄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감정 과잉 주의.


� 내 글 다시 읽고 싶게 만들기 (확률 발동)
→ 운이 좋으면 독자가 두 번 이상 내 글을 읽는다.

하지만 발동 확률은 낮다.


네, 여러가지 스킬이 있네요.


글쟁이로 살아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해서 골랐으니,

글을 한번 써봐야겠죠.


글을 씁니다.


혼자서도 써보고,

SNS에도 올려 봅니다.


그렇게 쓴 글이 누적되며,

관련 경험치가 쌓입니다.


[내 글을 500명이 읽음!]


상태창이 뜨며 레벨업이 됩니다.


이제 중급 글쟁이로 진화를 하게 됩니다.


�️ 필력 +1 (중급)
→ 생각한 대로 글을 작성하는 빈도가 올라간다. 문장력이 점점 향상된다.


� 퇴고의 달인 (중급)
→ 글을 쓴 후 다시 보면 어색한 부분이 보인다.

하지만 가끔 너무 많이 고쳐서 글이 이상해질 수도 있다.


� 감성 터치 (확률 발동)
→ 특정 단어 조합이 감성을 자극하여 독자의 눈물샘을 건드린다.

하지만 너무 남발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 읽기 쉬운 글쓰기 (중급)
→ 어려운 개념도 쉽게 풀어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쓰면 깊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네, 레벨업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점점 글쟁이 캐릭터로서의

면모를 갖춰 갑니다.




네, 게임에 비유를 들며

조금 우습게 묘사를 해봤는데요.


RPG 육성 게임의 방식은

실제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육성 방법을 정해야 하고,

경험치를 쌓으며 레벨을 높일 수 있죠.


하지만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은

우리는 그런 시도를

잘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회사와 출퇴근이란 굴레에 갇힌

자신의 삶을 불만스러워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음에도

쉽사리 손을 뻗지 않지요.


게임 캐릭터도 육성을 하려면

몹들을 잡으며 경험치을 쌓아야 하는데,


현실 속 우리 캐릭터로는

몽상만 할 뿐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엇도 되지 않습니다.


내가 생각한 방향이 맞는지,

내가 키우는 스킬이 최선인지,


실제 상황에 맞딱드려 해결도 해보고,

현실에 처맞고 드러누워도 보면서

경험해봐야 합니다.



그런 시도 끝에,

우리는 삶을 살아갈

최적의 캐릭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P.S. - 재미로 보는 직장인 스킬

� 에너지 고갈 (기본 패시브)
→ 현생을 버티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여

새로운 시도를 할 체력이 남아 있지 않다.

→ 퇴근 후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드러눕게 된다.


⚠️ 실패에 대한 걱정 (Lv.1~Max)
→ "이거 시작했다가 망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 실패가 두려워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만든다.


� 자기 회의감 (Lv.2, 지속 발동)
→ "내가 이걸 할 자격이 있을까?",

"난 원래 이런 걸 할 사람이 아니었어" 같은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름.


� 남 눈치 (Lv.3)
→ "이거 하면 너무 튀는 거 아냐?" 라는 걱정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 튀는 행동 = 사회적 리스크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각인됨.


� 돈에 대한 불안감 (Lv.4, 직장인 전용 패시브)

→ "이거 했다가 돈 못 벌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따라붙음.

→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현재 수입을 유지하는 선택이 우선됨.


� 완벽주의 과부하 (Lv.4, 중급 패시브)

→ "이왕 할 거면 완벽해야 해!"라는 강박이 자동으로 작동됨.

→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못할 거면 그냥 안 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됨.


� 안정된 길만 찾기 (Lv.5, 상급 패시브)
→ 새로운 기회보다 "안정적인 것"을 우선 선택하는 성향
→ "차라리 이대로 살자"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능력이 강해진다.


� 시간만 흐름 (Lv.6, 강력한 디버프)
→ "뭘 해야 하는지는 아는데, 아무것도 안 하게 되는" 상태
→ "오늘 하루 너무 피곤했으니까 내일부터 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내일도 바쁨.


P.S.2 - 재미로 보는 글쟁이 고급 스킬

� 몰입감 극대화 (고급)
→ 문장을 연결하는 힘이 강해져, 독자가 자연스럽게 다음 문장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초보자는 연계 스킬을 익혀야 한다.


� 핵심만 남기기 (고급)
→ 불필요한 문장을 삭제하고, 글의 밀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자르면 빈약한 글이 될 수도 있다.


� 필력의 폭주 (궁극기, 확률 발동)
→ 어느 날 갑자기 미친 듯이 글이 잘 써진다.

그러나 이 상태는 지속되지 않는다.


� 바이럴 효과 (특수, 확률 발동)
→ SNS, 커뮤니티에서 내 글이 공유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언제 발동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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