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에 그리운 친구들에게.
청군, 백군 이겨라! 하던 놈들이
어느덧 흰 백발이 되어 가겠제
철없던 시절, 서로 잘났다고 해봤자!
오대양 육대주 늙어서 여행해 보니
알긴 알 것 같던데.
다들 마음은 청춘이고,
몸은 감당이 안되제.
아이고, 허리야!
세월의 무상함은 그땐 몰랐고
이름 없는 민둥산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나 부르고
그래도 우리들은 반농, 반어에 순종하면서도 정서적으로 복 받았음을 생각해 봄을.
그 시절에
멸치막, 시금치밭, 소몰이, 나무일, 마늘밭.
우리들의 수많은 발자국.
그 누구 하나 열심히 살지 않았겠소.
그 시절 우리 친구들 모두 다 서로에게
박수받아 마땅하지 않겠소.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값진 나날을 기원합니다.
2024년 3월 말 즈음에
김동수
아버님이 그래도 교사며느리라고
어젯밤 급하게 오타가 없는지 점검을 부탁해 오셨다.
그 시절엔 중학교도 못 간 친구들이 많았다며
그 친구들에게 혹여나 마음의 누가 될까
염려하며 글을 쓰셨단다
우리 아버님. 당신의 배려심과 문학적 감성이란
올해는 교과전담이라 담임을 하지 않다 보니
아이들과 가까이 대화할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오늘 쉬는 시간에
다 큰 어른 같은 키에
얼굴만 앳되고 순둥한 6학년 남자아이가
'선생님은 엄마 같아요.' 했다.
순간 요즘 나 자신만 지켜내기에 바빠
내심 아이들을 멀리했던 스스로에 대한 민망함에
'그래, 아기엄마긴 하지?' 했더니
'아니요, 그게 아니라 그냥 엄마 같아요.' 한다.
아무리 각개전투 같은 세상이라 해도
우리는 서로의 따뜻함에 서로를 녹이나 보다
비는 그쳤고 드디어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