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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고 평화로운 오늘날들
어느새 연말이
by
불주먹
Nov 27. 2024
일 년 내내
회사에 가면
누군가 내려놓아
둔
드립 커피로
눈꺼풀 위에서 덜 깬 잠을 겨우 떨쳐
냈
고
초겨울 성급한 해가 져갈 무렵엔
살아있음을 그래도 한 번 느껴보려
고
바스락 낙엽 타는 내음이 섞인 듯한
맑고 찹찹한 공기
를
힘껏 들이
켜
보았다.
애나 어른이나
그래도 돈이 최고라며 흥분하거나
혹은 체념하는
시
대가 아니라,
사랑밖에 모른다고 외쳐대던
2000년대의 감성
이
그립
다
가도
그래도
지금도
무엇이 옳은 것인지는 안다
는
어린아이들과
눈빛이 통할 때의 오묘한 느낌
,
그럴 때는 나이라는 게 큰 의미가 없이 느껴졌다.
타인으로 만나
여전히 타인이지만
(지금은 그에게 1순위라는
)
우리 아기가 태어날 때
,
엄마를 너무 고생시킨 게 미워서
꿀밤 한 대 때리고 싶었다던
아기 아빠
가
집에 오고
좁다란 집에 셋이 다시 모여
따뜻한 저녁을 보내다가도
지금 무엇보다 소중
하
게 느껴지는
누구도 없는 고요한 집을
정리하며 혼자 있는 가끔의 시간
들
이 감사하다.
매일 오전 8시
부
터
오후 10시까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그러나 총알 같은 하루를 꾹꾹 삼키다가
아니면
그
저 슬퍼할 일이 없이 흘러갔음에
다행이라 여기다가
그러다가 멋모르는 서른다섯
일 년도
무심히 지나갔다.
가는 것을 마주 보며 안녕해야지.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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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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