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21_가로수 꽃밭

by 부론

누가 이렇게 예쁜 생각을 다했을까?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꽃인데.


나는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그런 나를, 너는 말없이 기다려준다.


'누가 여기에 이렇게 꽃을 심을 생각을 했을까?'


다른 곳에 심고 남은 꽃을 여기에 심었나?



아니면 학교 가는 길에 기분이 좋으라고 심었나?


누가 심었는지 몰라도, 그 마음 참 예쁘다. 고맙다.


요 며칠 날씨가 맑아서 좋았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좋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여기저기서 산불이 날까 걱정인데, 적어도 비가 내리는 동안에는 산불 걱정하지 않을 사람들의 평온함을 함께 하자.


아빠는 요즘,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라는 책을 읽고 있어. 인간은 어느 환경에서나 감사할 것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달아.


인간은 약하지 않아. 삶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괴로움과 고통은 그저 찰나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마음, 학교 가기 싫은 마음, 짜증 나는 마음. 찰나에 드는 이런 기분들에 속지 말자. 친구들을 만나서 공부하고,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집에 갈 시간을 기다리는 마음.


그런 행복한 마음들이 순간의 감정에 지배되지 않기를 바라.


잘 다녀와. 사랑해. 안녕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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