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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휴일 아침에 문득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서

by 맨땅

기가 막힌 우연과 악연이 겹쳐서 일어나게 될 때

그것을 운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내를 사랑하는 한 사내가 있었다.

그는 사회에서는 모질고 독한 사람으로 통하였으나 그가 사랑하는 아내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믿음직한 남편으로 부족하지 않았다.

남편은 자신의 사랑에 대한 증표로 팔찌를 아내에게 선물한다.

아라비아 중동국가에서 만들어진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판매상의 이야기를 믿고 비싼 가격에도 머뭇거리치 않았다.

그렇게 소중한 팔찌가 고약한 운명처럼 사라져 버린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에게 선물한 귀중하고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말하지 못하는데,


남편은 뛰어난 사업가이며 활동적인 사교가였다.

그는 여러 모임에서 주최하는 사교 모임과 파티에 참석하기를 즐겼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파티에서 호탕하고 밝은 성격의 그가 주인공이 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런 그에게 악의를 품은 자가 있었으니,

남편을 저주하고 시기하는 자는 남편 사업의 경쟁자였다.

남편 때문에 자신의 사업이 늘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쟁자를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사교 모임이나 파티장 한 구석에서 물끄러미 경쟁자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는 그녀는 경쟁자가 자신을 사랑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경쟁자는 그녀에게 사업가 아내의 팔찌를 훔치게 하고 그 사랑을 증명하라고 한다.

그렇게 얻은 그 팔찌를 사업가에게 보이며 말한다.

" 나를 사랑하는 여인이 나에게 사랑의 증표로 나에게 주었소 "라고

남편은 그 팔찌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고뇌한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부인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다니..'


이 억지스러운 이야기의 결말은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본인도 스스로 자결을 택한다는 이야기다.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는 이런 스토리가 많다.

운명의 힘, 오텔로, 가면무도회의 전체적인 흐름은 위의 내용과 유사하다.

애절한 멜로디의 아리아가 전하는 애절함과 절망, 고통과 분노는 드라마나 영화보다 때로는 더 직설적이다.


때로 현실은 이런 '막장'같은 스토리보다 더한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랑이나 질투, 배신이 아닌 '돈' 하나만을 위한 욕망이고 지옥이다.


지금의 하루하루는 이 보다 더한 '운명'의 현실판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 추가 : 오페라가 다소 어렵다면 '마농의 샘'을 추천합니다.

1부, 2부로 나뉘어 다소 긴 상영 시간이 부담이 되지만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와 이야기의 흐름은 그 시간의 지루함을 충분히 잊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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