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을 덜 좋아할걸
유난히 그 구수한 향이 그리운 밤
술을 좋아하는 직장인이 많이들 그렇듯
나 역시도 순대국은 언제나 내 점심 메뉴 선택에
있어서 최상단에 위치하였다.
그것이 안주이던, 해장국이던-
부산에서 올라온 내게 있어 순대국은 마치
고향에 있는 돼지국밥에 대한 배신처럼 여겨져
처음엔 꺼려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내 삶에
그 녀석은 깊숙이 침투해 들어왔다.
나와 같은 부산 출신이던 같은 팀 선배와
일주일에 한 번, 그리고 동갑내기 회사 동기 두 명과
일주일에 한 번.
'오늘은 순대숲이나 같이 할까?'라는 말이
'누구와 함께'를 떠나서 빈번히 회사 메신져 창에
오갔다.
지금에 와서야 그렇게 일주일에 두세 번 순대국을
먹은 지난날이 후회가 되는 건
오늘따라 유난히 그 구수한 순대국 향이 그리워서이다.
미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집에서도 간단히 해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 된장국, 미역국, 콩나물국 등을 좋아할걸..
그래서 언제나 생각날 때 해 먹을 수 있게 그렇게 할걸
괜히 국밥류에 대한 사랑이 깊어져 오늘 밤도
이곳저곳 서성이며 순대국 해 먹는 법을 검색하고,
내가 사는 일리노이주의 순대국집은 어디 있는지
찾아본다.
물론 내가 그리운 건 다만 그 구수한 향만이 아닐 것이다
순대국 앞에 두고 시시 꼴꼴한 회사 이야기 주고받던
사람들과의 시간
순대국 한 그릇에 모듬순대 한 접시 시켜놓고
편히 허리 구부리고 앉아 마주 들던 술잔들
그 시간이 생각나고 그리운
문득 생각나는 그런 날이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