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린 기록

그래도 잘 자라고 있구나

by 부산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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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온통 나의 신경은 아기의 '말'배움

속도에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으로 이주를 해온 뒤

모국어를 잊지 않을까

(사실 기억하고 있는 모국어도 없지만)

걱정이 되온터라, 다른 아이들보다 말이 조금 느린

아기에 대한 조바심이 언제나 내 마음을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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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확연히 언어 배움의 속도가

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을 곧잘 따라 하고,

단어도 열심히 말하였다.

다만 그 나이 또래가 한다는, 혹은 이미 했어야 하는

문장 말하기가 안 되는 것.

그게 참 아빠의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말하는 언어 지연에 대한

해결책을 유튜브 및 여러 글을 통해 접했는데-

말하는 방식이 다를 뿐 결국 결론은

'더 많이 눈 맞추고, 더 많이 말해주는 것' 이였다.


나름 열심히 하루에 책도 한 시간 이상씩

읽어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한가 보다 생각하고 열심히,

더 열심히 수다쟁이 아빠가 되어야겠다

다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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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 2주 전, 아이가 첫 문장 말하기에 성공을 했다.

'읽어 주세요'

물론 자연스럽게 '읽어 주세요~'라고 하는 게 아니라

책을 들고 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읽어~~~ 주때여!!!!"

라며 장난스럽게 말하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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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아이가 하는 말은 책에서 배운

'아빠 나빠!' / '엄마 나빠!'가 아직은 전부지만

아이의 언어가 잘 늘 수 있도록 아빠는 오늘도 또 노력해서

책을 읽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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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부터 아이가 응아를 변기에 누는 방법을 익혀간다.

매번 '아빠가 변기에 응아 하면, 쪼꼬 주지~'

'아빠가 변기에 응아 하면, 트럭 사주지~'

라며 꼬셨지만, 매번 '변기!' '응아!'를 외치며 결국은 기저귀에 쌌는데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 변기에 응아 누기를 성공했다.


말을 하는 것도, 변기에 응아를 누는 것도.

나이가 들면 다 해결될 문제인데

이렇게 조바심이 느껴지는 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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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유별난 아빠이고,

한국에서 이 아이와 생활했다면

이 아이는 참 아빠의 등쌀에 못 이기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조금 느린 것도 괜찮아 아가야.

아빠만 속으로 끙끙 앓을게.

겉으로 티 안 내려고 노력할께.


아빠는 항상 노력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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