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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나가자
일요일 오전의 풍경
by
부산물고기
Jan 4. 2021
눈에 쌓인 마을의 언덕을 보며-
일요일 아이가 눈을 뜨자마자 아이에게 말한다.
'아빠랑 나가자'
오전 여덟시부터 동네 뒷동산에 올라가-
아무도 없는 언덕에서 아이와 단둘이 썰매를 탄다.
"이번엔 아빠가 앞에 타? 재이가 앞에 타?'
"아빠!"
겁 많은 아이는 몇번 앞에 타더니-
그 뒤론 쭈욱 내 허리춤을 붙잡고
뒤에 탄다.
한시간쯤 신나게 썰매를 타니-
사람들이 한두명 모인다.
미국의 작은 마을의 겨울 풍경은
항상 이런거 같다.
눈이 오면 작은 언덕마다,
아빠와 아이들이 모여 썰매를 탄다.
내 허리춤을 꼬옥 잡은
녀석의 작은 손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경사진 언덕을 썰매 타고 내려 올때-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막아 준 오늘 처럼.
아이에게 비바람이 몰아치거나
힘든 일이 몰아칠 때-
나는 그저 묵묵히 아이의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아빠가 되고 싶고-
오늘처럼 함께 웃고 즐기며
시간을 나누는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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