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장의 너

너를 기록하는 자

by 부산물고기



2020년을 돌아보며 폰 사진첩을 들여다보니,

아이의 사진을 칠천오백장 정도 찍어줬다.


일반적인 아빠완 달리 매일 매일을 함께 시간 보내는 내가

할 수 있는 몇개의 일 중 하나가 바로 아이의 사진을

남겨주는 것이다.


올해는 조금 더 좋은 사진을 남겨주기 위해

카메라를 구입 하였고, 1월의 절반정도 온 지금

약 400장의 사진을 찍었으니

아마도 올해는 일만장 정도의 아이 모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카메라를 들고 뷰파인더로

아이의 모습을 보는게

참 좋다.


카메라를 들때마다

으하하하하 좋아하며 달려와

사진 찍는걸 방해하는 아이의 장난이

참 즐겁다.


잘 찍진 못하지만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남기는 건

참 행복하다.


하루를 정리하며, 잠든 아이 곁에서

하루 간 찍은 아이의 사진을 넘겨보며

잠든 녀석 몰래 볼에 뽀뽀 해주는 시간이

참 평화롭다.



1611029821601.jpg


카메라를 사니 참 좋다.

참 잘샀다.

카메라를 들고 아이의 모습을 남기려 할 때

조금 더 아이의 얼굴을 자세히 빤히 들여다보게 되고


한장이라도 더 잘 찍어주고, 더 찍어주기 위해

아이와 하나라도 더 하게 되며-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한번 더 재롱 떨게 된다.


아빠는 너의 모습을 더 담아주는

너의 역사를 기록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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