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미안한 것

별것도 아닌데 미안한게 아빠다

by 부산물고기

가끔 아이에게 미안한 것들이 생각날 때가 있다.

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무작정 미안한 그런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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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아이에게 '이모'가 없는게 미안했다.

사실 나도 '이모'가 없다.

우스갯 소리로 나는 이모가 없어서 대학생이 된 이후에

그렇게 술집들을 돌아다니며 '이모~ 이모~ 여기 소주 한병 더 주세요'

라고 말할 정도로 어릴 적 '이모'가 없는 기억이 아쉬웠나 보다.

그냥 '고모'랑 '이모'는 뭔가 다른 느낌이고 '이모'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런데 우리 아기에게도 '이모'가 없다.

우리 아들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고깃집이든, 술집이든 어디든 가서

나처럼 '이모!!!' 하고 크게 외칠까? 아.. 여기 미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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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귀여운 아들을 보고 있자니,

'형'이 없는게 미안했다.

친형도 없을 뿐더러, 가족 중에선 가장 먼저 출산을 한편이라

가까운 사촌형도 없는게 미안했다.

나중에 혹시나 동생이 생기거나, 사촌동생들이 생기면

언제나 가장 '형'이 될 아들에게 미안했다.

지금은 마냥 아기인 이 친구가 언젠가는 형이 되고, 오빠가 되어

자라나는 모습을 상상하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임에도

뿌듯하고, 미안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이런 별 것 아닌 것에도 아빠는 그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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