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비즈 May 28. 2020

10대 사이서 인기라는 날 닮은 "아바타"

출시 3달만에 다운로드 6천만건 육박.. 스노우의 '제페토' 인기비결 


2000년대 10대, 20대들은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로 아바타 꾸며 자신을 나타냈다. 당시 최고의 SNS로 불리던 미니홈피에서 게시물로 소통하고 사진도 공유하며 추억을 나눴다. 지금은 어떨까? 요즘 10대들은 제페토(Zepeto)에서 코인으로 자신과 닮은 3D 아바타로 친구들과 소통한다. 심지어는 캐릭터 자체가 ‘나’를 표현하며 생명력(?)을 가지고 움직이기도 한다.



날 닮은 진짜 아바타 '제페토'


제페토는 카메라 앱으로 유명한 스노우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다.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 이름(제페토)처럼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가입 후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거나 기존 사진을 올리면 자동으로 3D 아바타가 생성된다.


다소 간단해 보이는 과정에는 사실 인공지능 기술,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술이 활용됐다. 사진이 업로드되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얼굴에 해당하는 각 부분을 분석한다. 그 다음에는 머리스타일, 눈, 코, 입 등 각 부위를 뜯어서 스타일을 분류하고, 이를 3D로 변환한다. 순식간에 캐릭터 하나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실에서 화장을 하거나 액세서리를 활용하듯,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이나 복장, 얼굴 화장 등을 마음대로 바꿔가며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다양한 제페토 월드 맵을 즐길 수 있다│출처 제페토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는 나만의 아바타가 되어 ‘제페토 월드’를 돌아다닌다. 제페토 월드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함께 테마 맵안에서 이동하면서 메시지도 주고 받고 '인생샷'도 찍을 수 있다. 이 곳에는 벚꽃정원부터 시작해 테마파크, 비치타운 등의 테마들이 있고, 각각 다른 감성과 분위기를 가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지하철 맵에서 '홍대입구역'을 구연해 지하철을 타거나 승강장 한쪽에서 버스킹도 즐길 수 있는 맵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쉽게 갈 수 없지만 가보고 싶은 곳과 일상 속 장소들까지 고루 갖춘 세계를 보여준다.


인기맵 중 하나인 벚꽃정원 맵과 최근에 생긴 홍대입구역 맵│출처 제페토


2018년 출시 세 달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수 6000 만건을 기록했다. 2020년 3월 기준 누적가입자는 1억3000만명이 넘었다. 특히 이 중 90%가 해외 이용자이다. 연령별로는 10대 이용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하면서 동종업계에서 선두 주자를 맡고 있다.



찍고, 꾸미고, 공유까지 한 번에 가능하니까


사실 제페토가 출시되기 전부터도 삼성의 AR이모지나 애플이 선보인 애니모지 같은 유사 서비스가 있었다. 나를 닮은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표정을 따라해주는 아바타라는 점에서 제페토와 유사해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제페토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뭘까.


실제 아이유와 제페토 캐릭터로 만들어진 아이유│출처 tvN, 제페토 인스타그램


가장 큰 차이점은 캐릭터 자체에 있다. 제페토 개발팀 김대욱 리드의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나와 닮았지만 조금 더 귀엽고 예쁜 아바타’에 초점을 맞춘 점이 타서비스와 다른 점이라 설명했다. 사람들은 너무 사실적인 것은 똑같지만 징그럽고, 너무 캐릭터적인 것은 다른 사람과 차이점이 없는 것으로 느낀다. 제페토는 나를 닮은 아바타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나보다 조금 더 귀엽고 이쁜 아바타’를 만들고자 했다. 개발팀은 사진을 통해 생성될 때 풀 3D 방식으로 구현해 재조합하는 방식을 거치기 때문에 어색하거나 거뭇거뭇하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제거했다. 또한 기본 생김새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디테일한 변화가 가능해 유저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아바타는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캐릭터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SNS 기능을 넣은 것도 인기 요인이다. 캐릭터로 가상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고, 만나서 함께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제작할 수도 있다. 혼자 캐릭터를 간직하는 게 아니라 공유 콘텐츠가 되면서 소장, 인증을 즐기는 MZ세대에게는 유행처럼 번질 수 있었다.


제페토와 관련된 연관 해시태그│출처 인스타그램 캡쳐


일부 SNS에는 아는 사람끼리도 제페토월드의 숨은 사진 명소를 알려주고 캐릭터끼리 사진찍는 팁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는 ‘#제페토’, ‘#제페토스타그램’ 등의 게시물이 30만개가 넘었고, 제페토 사용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제페토 맞팔’도 이루어지고 있다.



독립 법인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서


스노우는 지난 16일 제페토가 5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5월 1일부터 독립법인 '네이버 Z 코퍼레이션'이 된다고 밝혔다. 해외 이용자가 90%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플랫폼 확대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현재 캐릭터를 꾸밀 때 필요한 액세서리나 옷 등을 코인으로 구매하도록 되어 있다.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템 발굴이 필수적이다. 앞서 BT21 캐릭터를 활용한 스웨터, 신발, 양말 등 아이템을 판매한 적이 있는데, 해당 아이템 출시 한 달만에 제페토 총 매출이 약 2배 상승했다. 제페토는 앞으로 이용자 의상을 비롯한 다양한 아이템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창작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성장세를 가속화하기 위해 글로벌 지적재산권(IP) 사업자와 제휴할 계획이다.

웹툰 유미의 세포와 BT21과 콜라보 한 제페토│출처 제페토 인스타그램


과거 캐릭터 산업은 해외 캐릭터가 국내를 장악한 대표적인 분야였다. 하지만 최근 제페토를 비롯한 타요,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까지 여러 국산 캐릭터들이 자리잡으면서 활용 영역 역시 넓어졌다. 특히 단조롭던 평면 캐릭터를 넘어 얼굴인식, AR 기술등을 활용하는 3D캐릭터는 영상이 사용되는 곳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나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활용되는 영상통화에서도 얼굴에 맞춰 3D캐릭터를 합성하는 기능으로 활용된다. 이제는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서 그 성장가능성은 더욱 기대해 볼만하다.



인터비즈 박은애 조정현
inter-biz@naver.com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떨이 마감세일로 470만 분 식량 아낀 식당중개 플랫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