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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분주 Jan 02. 2023

내가 브런치에 글 쓰는 이유

09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었다.

이미 너무 좋은 글들이 세상의 빛과 찬사를 받고 있고 질투가 날 정도 아름답고 담백한 글을 쓰는 작가님들도 너무 많다. 그래서 나의 글들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지 않을까 혹은 개나 소나 글 쓰네 에서 개를 맡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뭐 어때. 그냥 한번 해보는 거지.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나의 성격 때문인지 유유상종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입증이라도 하듯 내가 걸어온 많은 길 위에서 이상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했고 혼자서만 알고 있기엔 애써 끄집어내지 않으면 나의 깊은 기억 창고에 잠들어만 있을 재미있고 믿어지지 않은 병맛 같은 일들을 가벼운 유머로 풀어내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리하여 브런치 작가 플랫폼에 도전했는데 한 번에 승인되었다.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를 승낙해준 분이 나의 유머코드와 맞았나 보다. 사실 브런치 작가 신청에 실패했었어도 난 내 글이 실패작이 아니고 시기가 안 맞았다고 생각했을 거다. 난 내 글에 자신 있으니까. 난 내 글이 제일 재밌다.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나누기에 난 성공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며느리도 안 알려준다는 특별한 레시피가 있는 것도 아니며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한 것도 아니고 이 작가 맛집이네 정도의 공감을 끌어낼 글쓰기 솜씨도 없다. 그냥 누군가는 내 스타일의 글을 좋아해 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고 자기 전에 가볍게 읽고 뭐야 이 작가 은근히 재밌네 정도의 피드백으로 만족하고 싶다.



국어국문 전공이 아니라 올바른 문법도 잘 모르고 지방에서만 살아 표준어와 사투리의 구분도 잘 못해 글이 중구난방이 될지언정 수다 떨듯 글을 통해 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끈기 없는 내가 글 쓰는 거만큼은 오래 하고 싶다. 하나만 오래 파다 보면 그것이 우물이 될지 무덤이 될지는 시간이 알려줄 테니.


우연히 제 글을 클릭하고

소중한 몇 분의 시간을 내어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저를 그냥 수다쟁이 친구 한 명이라고 여겨주시고 재밌게 봐주세요.

짜란다 짜란다 하면 더 잘하고 싶은 게 저란 사람이니까요.


 

우리 오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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