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기 힘들어요?
가끔 솔이가 묻는다.
- 아빠, 저 키우기 힘들어요?
순간 나는 명멸하는 수많은 생각들을 가까스로 떨쳐내며 대꾸한다.
- 아니야, 아빠는 솔이 키우는 게 큰 기쁨이야. 물론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재밌고 즐겁고 행복할 때가 훨씬 많아.
그러면 솔이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제 하던 일로 되돌아간다.
솔이는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걸까.
엄마 아빠가 자신 때문에 힘들어보이는 걸까.
우리의 무의식적 행동 속에 그런 모습이 보였던 걸까.
그냥 사랑을 확인해 보려는 걸까.
존재를 확인해 보려는 걸까.
솔직하게 말해야 할까?
하얀 거짓말에 가깝게 대답해야 할까?
사실 따지고 보면 힘든 것과 행복한 것은 서로 다른 층위의 개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