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한 달 여가 좀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매체에 서툰 나의 글이 나오는 것이 신기하고 그것을 좋다고 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니 신이 났다. 길을 걷다가도 쓸거리가 생각나면 메모도 하고 가끔씩 지나간 일들을 기록해 두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을 쉽게 만나는 것도 좋았다. 전문 작가라 볼 수 없지만 생활을 통해 얻은 지혜와 감성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글들을 보며 웃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관심 있던 분야의 글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너무나 많았다.
시골 학교로 온 후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여 시작한 것이 글쓰기 수업이다. 이런 수업의 연장선에 있던 것이 브런치에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는 거였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의도는 괜찮았던 것 같았는데 글을 정기적으로 쓰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우선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어려웠다. 여러 번 퇴고하며 읽어보았음에도 발행 후 다시 읽어 볼 때마다 어색하고 틀리는 부분이 계속 보였다. 생각지 못한 어려움도 있었다. 그것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글 속에 자꾸만 나 자신이 보이는 것이었다. 편협한 사고, 개인적인 상처들과 잊고 있던 나쁜 기억 같은 개인적인 것들이 어느 순간 글 속에서 툭 튀어나왔다.
어떤 때는 발행 직전 '이런 내용을 왜'하며 내려 버리는 일도 생겼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 가졌던 의도는 점점 사라지고 개인적인 투정과 하소연을 쓰는 일이 많아졌다. 이렇게 엉망임에도 처음 결심처럼 그냥 쓰려고 하고 있다. 쓰기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도 어려움만큼이나 많기 때문이다.
글을 쓰며 가장 좋았던 것은 의미있는 주제에 몰입해 꾸준히 생각하는 습관이 생긴 점이다. 생각하며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그냥 살아가지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 그런 점에서 글 쓰기는 스스로의 의지로 삶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생각하며 살아가다 보니 반성할 일과 감사할 일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냥 지나쳤을 일들도 글을 통해 되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보인다.
이제 겨우 한 달여 남짓 몇 편 글을 올려본 느낌을 써본다.
스스로도 알고 있다. 엉망이고 잘 못쓴다는 것을 하지만 그냥 꾸준하게 쓰겠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쓰다 보면 자기 생각이 얼마나 엉성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늘 내 생각을 의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