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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 it Nov 22. 2024

마음의 감옥

그놈이 왔다

그놈이 왔다. 원하지도 보고싶지도 않은 그놈


종종 마음의 감옥 속에 갇혀 있는 기분이다.

그리 섬세하거나 예민한 사람이 아님에도

조금씩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이는 나쁜 감정들이

어두운 감옥을 만들고 

나를 가둔다.


요즘 나는 감옥에 갇혀있다. 주변의 몇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일들이 쌓이기 시작했음에도 괜찮은 척 살아가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얼마 전부터 징조가 보이기는 했다. 가슴은 답답하고 잠을 자도 의식은 살아있는 상태가 몇 주간 계속되었다. 날씨가 추워져 해를 보지 못하는 날이 지속되며 더욱 악화되는 느낌이다.


이 상태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힘내' 하고 아무리 외쳐도 내 몸속 모든 근육들이 '스스스'  사라지는 상태와 불쾌한 무언가를 만진 기분이 없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한동안 나타나지 않아서 좋아라 했었는데 결국 이것도 나의 일부인가 싶다. 불안한 것은  스스로도 잘 이해되지 않는 이 마음 상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나만 힘들다'라고 하는데 지금 나의 상태가 그렇다. 


힘들다 나는.  지금 이 순간.


하지만 이 힘듦이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다만 이 순간 나의  '힘듦'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소란스럽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용히 지나갈 것이다. 누구나 자기 나름의 '힘듦'을 안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이런 때는 아이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거나 온몸에 힘을 빼고 따뜻한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고 싶다. 아쉽게도 손을 잡아줄 아이는 이미 커버렸고 따뜻한 이불속이 아니라 차가운 공간에서 '그래도 힘내'를 외치며 먹고사니즘을 실현하고 있다.


우리 반 종종이 '초코바'라도 빼어 먹고 다시 힘을 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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