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부르는 찐 매력포인트, '아하모먼트' 제대로 이해하기
유저가 우리의 제품 및 서비스를 이해하고, 제품의 가치를 처음으로 느끼는 순간을 의미하는 '아하모먼트(Aha Moment)'. 아하모먼트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 제품의 첫 걸음이자, 때로는 전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모두 익히 들어오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아하모먼트란게 참 파고들수록 알쏭달쏭합니다. 제품을 경험하는 유저가 '아하!' 를 외치는, 그 찐 매력을 느끼는 순간을 우리는 정말 제대로 식별할 수 있는 걸까요? 유저마다 제품에 기대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고 제품을 사용해나가는 여정 또한 천차만별인데... '아하모먼트'가 과연 하나로 정의될 수 있는걸까요? 아하모먼트를 경험한 유저가 종래에 제품에서 이탈해버린다면, 이 유저만을 돌연변이처럼 취급하는 것이 맞을까요?
현재 버즈빌은 이커머스와 게임 앱에서 유저가 '아하모먼트'를 경험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이때 리워드를 반복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찐유저를 획득하는 이른바 <UA 특화상품>을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의 개발 과정에서, 아하모먼트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하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버즈빌이 숱한 실험을 통해 획득한 레슨런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고, 오늘은 아하모먼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지식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유저 개개인의 특성은 모두 다릅니다. 그럼에도 일종의 공통 분모와 같은 패턴을 발견하고, 그 패턴을 보이는 유저들 중 몇 퍼센트가 아하모먼트에 반응하는지 등은 예측 가능한 지표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공통 패턴을 발견하는 일에만 몰입해선 안됩니다. 결국 우리의 싸움은 '왜 대다수의 유저가 이것을 아하모먼트로 느끼는지', '그 밖의 유저는 왜 느끼지 못하는지', 나아가서는 '우리가 발견한 아하모먼트가 언제까지 유효한지' 등을 계속 반추해나가는 과정이니까요.
- Uber: 차량을 찾는 것이 몇 분만으로 해결되는 것, 그 편리함.
- Netflix: 30~90초 내에 '볼만한' 내 취향 저격의 콘텐츠를 찾아 첫 시청하는 것.
- Airbnb: 숙박을 예약하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한 경험.
- Zoom: 비디오 호출을 설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아닌, 첫 번째 통화에서 다른 웹 회의 도구와의 차이를 충격적으로 경험하는 것.
- Grammarly: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 및 적용하여 얼마나 간편한지 직접 경험하는 것.
- Canva: 얼마나 쉽게 전문적으로 보이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지 유저가 깨닫는 것.
* 출처: https://www.tutorialspoint.com/what-was-your-aha-moment-with-digital-marketing
글로벌 기업들의 정의를 보니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대번 이해가 되면서도, '이 애매모호한 정의를 어떻게 활용하지?' 란 반문도 들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배운 점은 '아하모먼트는 하나로 정의될 수 없고, 일종의 레벨에 따라 구체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아주 거대한 정의는 제품의 가치를 세우는 단계에서 이미 확정되며, 세부적인 아하모먼트는 수많은 유저 데이터를 통해 하나씩 검증하며 조율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1. 아하모먼트는 온보딩의 과정에서 발생한다?
→ 유저의 온보딩과 아하모먼트는 명확하게 구분되어야만 합니다(그렇다고 온보딩 과정에 아하모먼트가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마케터가 흔히 온보딩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떠한 지점을 '아하모먼트'로 착각하는 이유는, 이 경험이 가입자수를 늘리는 등의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제품의 진정한 '아하모먼트'는 유저 획득 뿐만 아니라 리텐션에 달려있습니다. 획득된 유저가 얼마나 체류하는지, 충성도 높은 장기 고객으로의 전환은 무엇으로 발생한는지를 동시에 주목해야 합니다.
2. 아하모먼트는 딱 1개다?
→ 아니요, 1개로 정의되면 너무 좋겠지만 서비스의 복잡도나 현실적인 유저 여정을 고려하면 사실 아하모먼트는 여러 개일 수 밖에요. 예시로 이제는 우리의 업무 환경을 넘어 일상 속에서조차 익숙해진 노션을 생각해볼게요. 개인 스케줄 관리 혹은 취미 노트 등으로 활용하는 유저라면, 얼마나 이미지 삽입이 편리하고 서식의 수정이 간편한지 등에 주목하겠지만, 기업용으로 활용하는 유저라면 웹 상의 게시 기능에 매료될 수 있습니다. 문서 정리의 시작이 두려운 분에게는 템플릿 갤러리가 핵심 기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제품 기능을 발견 하는 것이 아하모먼트를 만들어내는 하나의 축이라면, 이 루트를 따르지 않는 다양한 아하모먼트의 근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핵심 기능 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다양한 가치를 발견한다거나, 제품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아하모먼트가 유저에 따라 재정의될 수도 있습니다. 당근마켓을 생각해봅시다. 당근마켓 최초의 유입 고객이 자신의 중고 물품을 판매 혹은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당근마켓을 사용할수록 유저가 자신과 관심사를 가진 이웃을 찾거나, 병원 혹은 미용실 등 이웃에게서만 접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커뮤니티로서의 당근마켓= '당신의 근처'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는 셈입니다. 또한, 유저의 아하모먼트는 시간과 경험에 따라 다양화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선 안됩니다. 초기 유저에게 정의되는 아하모먼트와, 이미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유저에게 요구되는 아하모먼트는 다를 수 있습니다.
3. 아하모먼트를 유저에게 항상 긍정적인 감정을 선사한다...?
→ 말이 좀 어려워보이지만, 다시 표현해보자면 아하모먼트는 때로는 불편함이나 당혹스러움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던 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혹은 기존의 익숙한 방식이 깨지는 과정을 통해서 아하모먼트가 생기기도 해요.
의아하시다면, UI 개편 상황을 예시로 살펴볼게요. 2021년에 대대적으로 UI/UX를 개편한 카카오웹툰의 경우, 다소 급진적인 개편으로 혹평과 호평이 동시에 쏟아졌습니다. 네이버웹툰이나 기존 다음웹툰의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지와 인터렉션이 강조되면서도 추천 알고리즘이 동작하는 UI/UX는 꽤 많은 유저에게 당혹스러움을 선사했던 것 같아요. 불편하다란 말이 나왔지만,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카오웹툰을 쓰면 쓸수록, 더 다양한 웹툰을 브라우징해볼 수 있는 기회를 곳곳에 열어두었다고 느꼈습니다. 조심스러운 추측이지만, 아마 카카오웹툰의 대대적인 개편과 동시에 팀이 가정한 아하모먼트는 'X회 이상의 클릭으로 나의 취향에 맞는 웹툰을 추천받고, 이를 Y회차 이상 열람한다'가 아닐까 싶었죠.
이렇듯 아하모먼트는 때론 익숙함을 깨어내고, 당혹감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유저에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제품을 바라볼 때, 다양한 지표-단순한 회원가입 뿐만 아니라 리텐션 등의 수치를 종합적으로 관찰하는 것을 선행해야하며, 지표 너머에서 유저가 느끼는 감정과 경험까지도 고려해야합니다.
아하모먼트를 정의하는 법은 사실 심플합니다.
STEP1. 유저 인터뷰 및 관찰
유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행동을 관찰해야합니다. 버즈빌에서도 같은 단계를 거쳐 아하모먼트를 정의했는데요, 가령 버즈부스터 제품은 실제 대시보드 개발 전 단계에서 피그마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마케터가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고 사용하는지를 관찰하기도 했어요.
STEP2. 유저 피드백 수집
두번째 단계는 유저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입니다. 유저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견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해요. 버즈빌 또한 소정의 리워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유저 피드백 지표를 수집했죠. 그러나, 이를 100% 신뢰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질문의 형태에서 이미 일종의 '유도'가 발생하는 경우도 왕왕 있고, 유저는 생각보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들여다보지 못할 때도 있으니까요.
STEP3. 데이터 분석
저희가 가장 주목하는 단계는 바로 정량지표 분석 단계예요.(물론 모든 단계가 중요합니다!) 이때 최소 3단계 이상 데이터를 '쪼개어 관찰하라'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히 '어떤 기능이 많이 사용되고, 긍정적인 반응을 하는지'를 보자면 가장 광범위한 아하모먼트를 정의할 수 있겠지만 실무에선 아주 정확하고 측정 가능한 아하모먼트가 필요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때문에, 지금 우리 제품의 단계에서 주목해야하는 지표가 무엇인지(대개의 경우엔 리텐션을 먼저 봅니다) 정의하고, 어떤 액션이 다수의 유저를 머물게 만드는지와 머문 유저의 세그먼트는 어떠한지 그 교집합을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STEP4. 유저 여정 매핑(User Journey Map)
유저의 여정을 그려보고, 그 안에 아하모먼트를 녹여내는 작업입니다. 이때 유저 저니 맵 또한 굳이 한개로 그려내기 위해 골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유저의 특성이나 채널에 따라 3개 정도의 저니 맵을 그려보는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유저가 어떤 경로로 아하모먼트를 경험하고 그 후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STEP5. 아하모먼트의 재현, 그리고 디벨롭!
이젠 실전의 단계입니다. 정의한 아하모먼트를 더 많이 경험하게 만들고, 유저의 리텐션 등의 지표를 확인하여 브랜드 충성도 향상에 실제로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확인해보세요. 발견한 아하모먼트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여, 아하모먼트 자체의 깊이와 종류를 늘려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P.S. 이 단계에서 버즈빌의 UA 특화상품을 강력 추천해볼게요! 특히 게임과 이커머스 앱이라면 말이죠. 내부에서 진행한 실험을 바탕으로 앱의 특성에 맞는 아하모먼트를 먼저 가이드하기도하고, 해당 순간으로의 더 많은 유저가 반복하여 경험하도록 만들어 찐유저를 획득하는 광고 상품입니다:)
여러분이 맡고 있는 제품의 아하모먼트는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해당 정의를 얼마나 많은 팀원이 '뼈저리게 공감하며' 추구하고 있나요? 저희가 깨달은 아하모먼트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실 '모든 팀원의 절실한 공감'인 것 같습니다. 너무나 모호한 정의는 길을 잃게 만들고, 반면 과도하게 쪼개지고 어려운 정의는 머릿 속에서 휘발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품을 사랑하는 고객의 공통점을 파악해서, 이 접점을 모두 함께 추구하게 만드는 것. 아하모먼트가 제대로 정의되었는지는, 사실 나의 옆자리에 있는 동료 단 3명에게 물어보는 것으로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자료>
Tutorials Point, <What Was Your AHA Moment with Digital Marketing?>
Lina L님의 브런치, <우리 제품의 아하! 모먼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Appcues, <The aha moment guide: How to find, optimize, and design for your product>
Intercom, <Understanding the “aha” moments in your produ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