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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 Grace May 27. 2024

쪽쪽이는요......

과하지만 않는다면


'쪽쪽이'를 물리지 마라! 누구는 물려라! 


쪽쪽이에 대한 궁금증은 20년 전 큰아이가 태어났을 때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까지  여전히 찬반으로 갈리고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처럼 난 쪽쪽이를 물리지 않고 키운 쪽이다. 한 번쯤은 물고 있는 모습이 하도 귀여워서 물려보았더니 구역질을 하는 바람에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었다. 


쪽쪽이사용을 두고 의사들이 내놓는 의견, 맘카페 엄마들 의견, 분야별 전문가들 의견등이 다 다르다 보니 답답한 건 당장 내 아기에게 적용시켜야 할 초보 양육자들이다. 태어난 지 8일 차에도 사용이 가능한지를 묻는 초산산모(처음 출산인 산모)가 있는가 하면 안아서 달래기보다 무조건 물리는 경산산모(둘째, 셋째 출산 산모)도 있다. 

대개는 6~7개월쯤 되면 빠는 욕구가 줄어들고 이유식을 먹게 되면서 저절로 빠는 행동을 중지하지만  간혹 집착하며 빨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어 쪽쪽이 떼는 법을 문의하는 엄마들이 많이 있다.


이들을 대하는 나의 자세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질문을 하는 산모에게는 일단 내가 만나왔던 산모들의 방식을 설명해 주고 내 생각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아기엄마에게 선택하도록 충분히 코칭한다. 


실제로 병원장인 조부님의 양육개입이 강한 아기가 있었다. 수유량도 정확하게 지켜야 했고 (단 10ml도 늘려서는 안 된다는 요청.) 아기공간을 벗어나서도 안되었다. 단호한 양육스타일에 비해 쪽쪽이는 허용한 게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 우연히 아기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6개월이 된 아기의 엄지 손가락이 퉁퉁 불어있더라는 소리였는데 처음에는 수유시간을 제외하고 늘 물렸던 쪽쪽이를 강제로 떼어놓으니 손가락을 빤 게 아니겠냐며 한 마디씩 거들었다. 


또 다른 아기의 경우는 일관성 있는 루틴으로 같은 시간에 목욕을 하고 마지막 수유가 끝나면 수면 의식을 치른 뒤 침대에 눕히면서 쪽쪽이를 물린다. 오르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스르르 혼자 잠이 들고 쪽쪽이는 저절로 빠지는 걸 지켜본 적이 있다. 요즘 수면교육을 하면서 토닥이는 방법대신 쪽쪽이를 물리게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 산모는 일찍이 수면교육을 실천했던 것 같다.


저절로 되는 건 없다.


두 가정모두 남들보다 앞서 정보를 듣고 비용을 들였지만 주 양육자의 기여도에 따라 아기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내가 직접 경험했던 사례들로 봐서 쪽쪽이 사용 자체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언젠가 병원 신생아실에서 아기에게 쪽쪽이를 테이프로 고정시켜 논란이 되었던 영상을  봤을 때나 직업으로 신생아를 돌보는 일을 오랫동안 했다는 관리사가 산모에게 쪽쪽이부터 구매할 것을 권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드는 생각은  엄마만큼 아기를 생각하는 양육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유로 아기를 돌보지 못하더라도 주 양육자는 '엄마'라는 점이다. 다양하고 기발한 육아템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야광쪽쪽이든 의료용 실리콘재질이든 그것들은 도구일 뿐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참고로 이제 막 엄마 아빠가 된 양육자에게 나는 제일 견디기 힘든 새벽에 아기가 목이 쉬도록 울어대면 물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한다. 당최 왜 우는지 몰라 쩔쩔매며 당황하고 지쳐 산모도 같이 우는 사태가 되어선 안된다고... 잠시 환경을 바꿔 아기를 살피고 달래지면 낫 배드! 뭐든 과잉이 위험한 것이지 적정 수준을 고려하면 아기도 엄마도 편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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