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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 Grace May 10. 2024

으악! 내 새끼 똥기저귀

아무리 엄마라지만......

"윽!!! 00 이가 똥 쌌어요. 너무 많이......" 

정지화면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초보 엄마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녀의 직업이 대학병원 소아과 간호사란 소리를 들었는데 아기 똥을 본 순간 뇌정지가 된듯했다.


언뜻 생각하면 그게 뭐 대수라고 치우면 될 일을 요란을 떠느냐고 하겠지만 mz엄마들은 정말 모른다. 대학진학에 모든 걸 걸고 공부만 죽어라 했고 취업준비로 죽어라 스펙만 쌓았다.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공부. 융통성이 사라졌을 거란 어디까지 주관적인 내 생각이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며  각도를 운운하며 자세를 납득 못했던 산모도 만나봤을 정도였으니까.... 

내원하는 아기 기저귀 교체할 일은 없었을 테니 소아과간호사라 해서 신생아 양육을 잘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쫄보엄마주의보


의외로 병원과 조리원에서 지내는 동안 산모가 상처받는 경우가 많은데 

아기 눈에 노랗게 눈곱이 끼면 혹시 눈병인가? 

항문 주위에 발진이 나면 제때 기저귀를 교체하지 않고 뭘 한 거지? 

내 아기만 돌보지는 않나?

아기 울음소리가 나면 내 아기인가? 하는 걱정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나 혹여 내 행동이 튀어 내 아기를 미워하면 어쩌나 하는 온갖 걱정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기본이 쉬운 줄 알아?


앞에서 언급했듯이 다수의 신생아를 돌보는 환경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기저귀를 제때 교체해주지 못해 발진이 생기거나 눈병이 옮기 쉽다는 것이다. 병원, 조리원에서는 퇴원하기 전에 간단한 교육과 아기 상태를 전달하면서 발진 크림이나 안연고 등 처방한 약을 받아오는 게 이런 경우이다.  

집으로 돌아오면 눈과 엉덩이 상태를 확인하고 기저귀 교체 전에 물로 깨끗하게 닦은 후 면봉에 소량의 연고를 얇게 펴서 발라주기를 반복하면 금방 좋아지게 된다. 처방받은 약이 낫게 해 줄 거란 생각에 많은 양을 덧바르기만 하면 오히려 청결하지 못해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발진으로 인한 상처 부위는 감염되기 쉬우므로 양육자는 항상 손을 씻은 후 거즈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 상처 부위를 물에 불린다는 느낌으로 지그시 눌러 닦아낸 후 약을 발라줘야 한다.

  

약간의 기술이란 말이야


기저귀 교체 방법이 기술적으로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노하우를 발휘하면 한 밤중에 이불이나 아기 옷을 갈아입히느라 허둥지둥거릴 필요가 없다. 사소한 행동이지만 기저귀를 오픈하는 순간 뿜어내는 소변줄기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교체 전에 새 기저귀를 밑에 펴놓고 묵직해진 기저귀를 빼낸 즉시 깔려 있던 기저귀를 덮으면 방수요나 옷이 젖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기저귀는 수시로 갈아주기보다는 수유 직전과 대변을 쌌을 경우에 교체하면 된다. 




"아! 이렇게 밑에다 깔면 훨씬 편한 거였군요!" 이마를 탁 치며 감탄하는 아기 아빠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아니. 아메리카 대륙 발견한 콜럼버스인 줄 알았어요."  

나에게는 평범하고 식은 죽 먹기처럼 쉬운 업무가

이제 막 부모 타이틀을 둘러맨 초보 엄마 아빠에게는 어려운 장벽일 수 있기에 그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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