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흉터

by By Grace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녀 목소리가 퉁퉁 부었음을 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었다.


웬만큼 울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음성으로 목이며 코가 꽉 막혀 있었는데 직감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임을 감지했다.

“무슨 일이에요……? 00님 괜찮아요? “


상대방이 울거나 속상해하는 상황에서 난 습관적으로 “너는 괜찮아?”라고 묻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상대방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아마도 그녀가 속 상한 이유는 100% 아기와 관련되어 있을 거란 생각에 바짝 긴장되었다.


“내일이 베이비본 촬영하는 날인데 오늘 오신 이모님이 목욕시키다 아기 얼굴에 상처가 났는데도 계속 괜찮다고만 하시더라고요. 속상했지만 참았는데 방금 손톱 깎다 또 피를 내셨어요.”

‘이런. 식빵!!!’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왜??? 매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걸까? 신생아 손톱은 절대 깎아주지 말라고 교육하고, 문제사례를 들어가며 재교육을 해도 매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내 아기를 온전히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양육이 가능하다면야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행위도 일단 타인의

돌봄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사고’다.

사고가 나면 입장차이, 관점에 따라 목소리를 키우는데 급급한 현실에서 나는 중재자의 역할을 담당할 수밖에 없어 우선 아기 엄마한테 여간 미안한 게 아니었다.


pexels-pixabay-64236.jpg 아기 손톱 주의사항

손톱 자르기



신생아 케어를 하면서 '상처'는 종이처럼 얇은 아기 손톱에 긁히거나 양육자가 손톱을 깎다 베이는 경우가 제일 많다. 손톱이 유난히 길게 자란 아기는 손싸개를 씌운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데 아기손이 워낙 작아 싸개가 빠지거나 목욕할 때 자칫 방심하다 보면 얼굴을 할퀴어 상처가 날 수 있다.

자기 손에 긁힌 상처는 흉이 안 진다는 속설은 절대 믿으면 안 된다. 딸아이가 생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았을 때 잠시 침대 위에 눕혀놓고 나와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방에서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여니 아기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있어 기겁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 신생아에게 연고를 바르면 큰일 나는 줄 알고 피만 닦은 채 별다른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결과는 '흉터'였다. 당시 비판텐이나 마데카솔을 발라주었더라면 지금까지 딸의 얼굴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남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톱 자를 때에는 어릴 적 가위로 종이인형을 자르던 기억을 소환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손톱과 손톱밑 살을 벌려 사이에 가위를 끼워 조금씩 자르면 금방 감이 잡힌다. 이때 너무 바짝 깎지 않고 조금씩 둥글게 오리듯이 자르면 어렵지 않다. 아기가 움직이다 보면 자칫 베일 수 있기 때문에 깊이 잠들 때 자르는 것도 참고하면 된다.


태열


'태열'은 아기를 머리부터 발까지 꼭 싸맨 채 실내온도가 높을 때 발생하는데 한 겨울에도 반팔을 입는 요즘 주택 구조와 난방시설에 굳이 꼭 꼭 싸매어 둘 필요는 없다. 왜 할머니 눈에만 신생아는 추워 보이는지 잘 모르겠지만 조부모님 성화에 못 이겨 양육을 하다 보면 결국 태열이 올라와 속상해하는 초보엄마들을 많이 봤다. 그분들이 아기를 양육하던 시절에는 웃풍이 세던 온돌방과 따뜻한 물도 넉넉지 않아 매일 목욕은 엄두도 못 냈을 거라고 짐작을 해보면 그들 성화에 그저 웃음으로 받아주고 나와 아기만 있을 때는 벗겨놓으라는 귀띔을 해주고 있다. 태열로 병원을 찾는 할머니에게 대놓고 나무라는 의사도 있다고 한다.

새빨갛게 태열이 올라오면 수딩젤로 얇게 펴 바르고 스며든 후에는 계절에 따라 로션(여름)이나 크림(겨울)을 덧 발라주어야 한다. 더러 수딩+ 세럼 기능이 함께 있는 제품은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있지 않은데 그만큼 열을 내려주는 수딩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냥 덧바르기보다 거즈에 따뜻한 물로 적셔 닦아낸 후 하루 두세 번씩 바르면 2~3일이 지나면 좋아진다.


발진


마지막으로 '엉덩이 발진'은 조리원에서 퇴소한 후 집으로 돌아온 아기들을 살피다 종종 발견한다. 아무래도 3교대로 일대 다수의 아가들을 돌보다 보면 변처리가 늦어져 발진이 생기는데 초보 엄마들의 필수템인 '비판텐'은 괄약근에 힘이 없어 지리듯이 기저귀에 묻어 나올 때마다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얇게 펴 발라주는 게 좋다. 자칫 많이 바르면 금방 낫는 줄 알고 물로 닦아내지는 않고 많은 양을 덧바르기만 하면 오히려 통풍이 되지 않고 빨리 낫지 않는다.



pexels-akilmazumder-1072824.jpg 화초키우듯

신생아는 화초와도 같다. 매일 물을 주고 햇빛을 쐬어주듯이 공들인 만큼 빛이 난다.


육아는 장비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하고 편리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신생아 케어는 조금은 수고스럽더라도 젖병과 거즈수건을 삶아서 사용하는 게 좋다고 산모들에게 말해주고 있다. 감염이 되기 쉬운 눈을 닦는 수건이나 젖병은 특히 위생적으로 철저히 관리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 시기에 아기는 엄마 배속이 아닌 또 다른 우주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양육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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