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

두 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과거에 비해 나아지긴 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에 있어서 당략 여부를 알려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류 탈락에 대한 부분은 많이 나아지긴 한 거 같지만 면접의 당락 여부는 여전히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면접의 당락 여부는 면접을 진행하는 동안 지원자도 어느 정도는 인지 할 수 있다. '아 이번 면접은 망한 거 같다.' 라던지 혹은 '이번엔 느낌이 좋다.' 라던지.

하지만 이것 역시 본인이 면접을 참여해서 느껴지는 '감' 일 뿐이다. 면접의 경험이 많은 사람은 그에 비례하게 그 '감'도 올라가는 정도일 뿐, 정확하지는 않다. 지원자 입장에서 보면 본인의 지원에 대한 결과 여부를 확인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약간은 다를 수 있다. 본인이 처리해야 하는 대단히 많은 일 중에 채용 프로세스의 결과를 통보하는 것은 그저 하나일 뿐이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대단히 기다려지는 소식이지만 누군가에겐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해야 하는 추가적인 업무일 뿐이다. 채용이라는 것은 데일리 업무가 아닌 채용이 필요할 때마다 진행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겐 어떤 고충이 있기에 지원자들은 그토록 기다리는 소식을 전하는 걸 간과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소수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큰 회사들도 그렇지만 채용을 관리하는 HR팀의 인원수는 대부분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작은 회사의 경우는 HR 담당자가 1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입 지원자 입장에선 HR 담당자가 채용과 관련된 일 이외에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회사 입장에서 '채용'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업무이긴 하다. 하지만 중요한 만큼 손이 많이 가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HR 담당자들은 채용만 진행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말 그대로 현재 재직 중인 모든 임직원들의 다양한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심지어 그 일들을 혼자서 처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 보면 서류 탈락자들, 면접 탈락자들에게 결과를 알려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 입장에선 '결과 통보'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2. 이력서 리뷰는 다른 사람이 한다.

만약 개발자를 채용한다고 하면 채용공고를 올리고 이력서를 받는 일은 HR 담당자의 역할이지만 이력서를 검토하는 사람은 시니어 개발자 혹은 개발팀의 팀장이 진행을 한다. 따라서 이력서를 검토한 당사자가 어떤 대답을 주지 않는 다면 HR 담당자는 결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물론, HR 담당자가 잘 챙겨서 결과에 대한 문의를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HR 담당자들이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 항상 산재되어 있다. 또한 실무자 입장에서도 채용 결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특히, 작은 회사라면 더욱더- 명확한 결정을 해서 통보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이렇게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지원자들의 기다림은 길어지고 불만은 쌓여 가게 마련이다.


#3. '노코멘트=거절'이라는 무심함이 있다.

일상생활을 할 때, 특히 약속을 잡을 때 우리들은 '거절'의 의사 표시를 정확하게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흔히들 많이 사용하는 '다음 주에 시간 되면 밥 한번 먹자'라고 누군가 말을 했을 때, 그것을 들은 사람의 대답은 두 가지 중 하나 일 것이다. 시간이 되면 연락을 하고, 안될 거 같으면 아무런 연락도 하질 않는다. 그냥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대단히 자주 하는 행동들이다. 참고로 난 이런 행동을 대단히 싫어해서 '다음에 시간 되면 ** 하자'라는 말 자체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암튼, 그렇게 되면 먼저 말을 꺼냈던 사람은 아무런 답이 없는 상대방을 보면서 스스로 '시간이 안되나 보군'이라고 생각하거나 자기가 그런 말을 했던 거 자체를 잊기도 한다. 이런 일상생활의 무심함이 일을 하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지원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일정 시간이 지나고-대개는 일주일 정도- 아무런 말이 없으면 떨어졌다고 스스로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HR 담당자 역시 그렇게 여기고 '탈락'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나는 채용 과정을 동년배의 그 어느 누구보다 많이 경험해 보았다. 채용을 당하는 입장과, 채용을 하는 입장 모두. 내가 채용을 주로 당하던 시절 내가 다짐했던 것 중에 하나가 있다. 내가 채용을 하는 입장이 된다면 모든 지원자들에게 채용 결과를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여력이 된다면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유에서 탈락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 까지 적어서 말이다. 사람들은 웬 오지랖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떨어졌다는 연락도 못 받거니와, 자기가 왜 떨어졌는지 이유 조차 모른다. 내가 보내주는 피드백이 그 사람이 다른 곳을 지원함에 있어서 먼지만큼의 도움만 된다면 난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까지 내가 인터뷰를 했던 모든 지원자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있다.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을 읽을 수도 있는 지원자분들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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