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

첫 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나는 택시를 거의 타지 않는다. 1년에 택시를 타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택시를 타는 사람도 있지만 택시를 타는 대부분의 경우는 어딘가를 감에 있어서 늦은 경우 빠르게 가기 위해 탄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난 그런 경우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택시를 타지 않게 된 듯 하다. 2019년만 해도 택시를 두 번 탔던 기억이 있는데 한 번은 버스를 3번 환승해야 하는데 택시 타면 10분이면 가는 거리에서, 다른 한 번은 '쪼리'라고 불리는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가 끈이 떨어져서 별수 없이 탔던 기억이 전부이다.


이렇게 택시를 거의 타지 않다 보니 길에서 택시들이 하는 행태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는 정차와 횡단보도 근처에서 정차를 가장한 주차를 하면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행위, 과속을 일삼고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운전 행위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한 가끔 택시를 타게 되면 길을 모르는 경우가 자주 있으며 운전을 대단히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몇 해 전 택시기사들이 파업을 해서 많은 수의 택시들이 운행을 하지 않았던 날, 교통 흐름은 더욱 좋았고 사람들이 더욱 좋아했던 것을 보면 택시기사들, 아니 택시의 행태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택시 기사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몰지각한 기사들 때문에 전체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택시의 서비스 행태 때문에 대안 서비스들이 사람들에게 격한 환영을 받는 것을 보면 기존의 택시 서비스가 문제 있음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사연과 입장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택시 기사의 입장에서 한 번 이해해 보도록 해 보자. 3가지르 이유를 들어서.


#1. 꽤 많은 택시 기사들은 남성이다.

최근엔 꽤 많은 여성 기사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남성이다. 그럼 남성의 측면에서 이해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탈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같은 남성들끼리 경쟁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끔 진화되었고, 그렇게 하면서 살아오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남들보다 더 빨리 원하는 장소에 가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부분은 아니다. 옆에 자가용을 운전하는 기사들, 버스 기사들보다 내가 먼저 가고 싶은 욕구는 어찌 보면 남성들에겐 당연한 것이다. 게다가 '탈것'을 타고 있기 때문에 그 욕구가 더욱 강해 질 것이다.

또한, 많이 알려져 있고 인지하고 있듯이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멀티가 안된다. 아니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지만 경험상 볼 때 여성이 남성들보다 멀티가 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성이 멀티가 안 되는 건 맞는 것 같다. 그럼 '왜 저런 곳에서 택시를 세워?'라고 하는 부분은 조금 이해를 할 수 있다. 택시의 정차는 대부분 기사의 의지보다는 승객의 요청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빈차'인 경우는 타고자 하는 사람이 요청을 하면 주행 중에도 그냥 서야 한다. 또한 하차하고자 하는 경우도 승객이 세워 달라고 하는 곳에 그냥 세워줄 수밖에 없다. 그런 요청을 받게 되면 '남성 기사'들은 그 요청에만 집중하게 된다. 전제적인 교통흐름이나 본인이 현재 정차 가능한지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정차' 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운전을 하는 사람' 이 신경 써야 하는 모든 것들을 잊게 된다. '하차'의 경우엔 현재는 결제가 좀 더 편해졌지만 과거에는 훨씬 더 복잡했기에 그 과정을 거치면서 동시에 다른 교통 상황을 고려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택시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개인택시'와 '법인택시'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법인택시'는 사납금이라고 하는 것을 충당해야 한다. '사납금' 은 말 그래도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돈'이다. 일반적으로 법인택시 기사의 급여는 기본급과 당일 매출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금액의 총합이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얼마나 많은 승객을 태웠거나 장거리를 태웠느냐가 본인의 급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다 보니 '과속 운행'과 '골라 태우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에 비교적 자유로운 '개인택시' 역시 이와 비슷한 행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그것은 구조적인 문제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전체 택시의 구성 비율이 개인택시보다는 법인택시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치 않으면 택시의 악질적인 행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3. 그 일을 업으로 한다고 꼭 잘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어린 시절-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집에 자가용이 없어서 가족끼리 외출할 때 택시를 타야 했을 때-에 택시를 타면 항상 느꼈던 것은 '와!! 택시기사 아저씨들은 정말 운전을 잘하고 길도 많이 아는구나'였다. 그 시절엔 내비게이션도 없었고 지금보단 자동차의 수도 훨씬 적었기 때문에 택시기사의 운전 능력 자체가 높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경쟁력이기도 했다. 내비게이션이 없기에 본인이 아는 길이 많은 것이 승객들에게 좀 더 빠른 이동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생기고 현재는 승객들 역시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는 시대이기에 길을 많이 아는 것이 더 이상 택시기사의 특출 난 능력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라서 운전을 하게 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누군가의 지시대로 무언가를 하면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점점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전반적인 능력치 역시 떨어지는 악순환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승객들은 택시 기사들에게 '운전을 잘한다.' 혹은 '길을 잘 안다.'라는 느낌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축구를 보면서 '축구를 직업으로 하는데 왜 저리 못해?'라고 굉장히 쉽게 이야기를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공부를 직업으로 하는 '학생' 일 때 모두 공부를 잘했었며, 일을 직업으로 하는 '회사원'인데 일을 잘하는지에 대해서.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격한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든 택시기사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관찰해 보고, 생각해 본 바로는 제법 그럼직한 이유들이긴 하다.

keyword
이전 01화인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