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콘센트

세 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스타벅스와 콘센트

'카공족', '코피스족' 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스타벅스가 요즘 변하기 시작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카공족과 코피스족들을 배신하기 시작하고 있다. 신규 매장엔 한정적으로 콘센트를 설치해 두고 기존 매장에는 일부 자리를 제외하고 콘센트를 막아버리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콘센트가 있는 좌석의 의자를 정말이지 불편한 것들로 교체하여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것을 방해(?) 하고 있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나 로컬 커피집들이 콘센트를 자리마다 설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조치 덕분에 스타벅스에서 콘센트가 있는 자리를 선점하는 것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그 자리를 선점한 사람들은 의기양양하게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수의 매장 수를 보유하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중 하나인 스타벅스의 변화에 대해서 그들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어쩔 수 없이 커피집은 회전율이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유독 스타벅스만 사람이 엄청 많다. 정제된 표현은 아니지만 적절한 표현으로 발에 차이는 것이 현재 서울의 커피집 상황이다. 현재 세계 3위의 커피 소비국인 이 나라에서 특히, 정말 커피집이 많은 서울에서 유독 스타벅스만 사람이 엄청 많은 이유도 매우 궁금하긴 하다. 이런 상황에서 랩탑 혹은 그와 비슷한 장비를 콘센트에 연결해서 무언가를 하면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매장 내 체류 시간이 길 것이라고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 사람은 테이크아웃을 선택하던지, 다른 매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테이크아웃도 똑같이 가격을 지불하니까 상관없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테이크아웃을 해야 하므로 인해 음료류만 구매를 하고 케이크 같은 음식류의 구매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매출의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렇기 때문에 커피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전율이고 회전율은 곧, 매출 일 수밖에 없다. 또한 스타벅스가 임대료는 일반 매장의 임대료와 달리 매출에 따라 책정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2. 몰지각한 손님들로 인한 불만이 쌓여 간다.

가끔 보면 스타벅스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누군가가 콘센트가 있는 자리에 자신의 모든 짐을 모두 풀어 둔 체 2시간 넘게 비워둔 체 방치된다던지, 혹은 심지어 엎드려서 잠을 자는 모습을. 마치 도서관에서 하는 행동을 영업 중인 매장에서 똑같이 하는 것이다. 난 그런 광경을 보면 매장 직원에게 말을 한다. 저렇게 되면 다른 사람한테 피해가 간다고. 하지만 그 매장 직원들도 손쓸 방법이 별로 없다. 엄연히 다른 사람의 물건이라서 함부로 치울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똑같은 상황이지만 요즘엔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지를 해 두고 자리를 일정 시간 비우면 짐을 치워버리는 것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면 회사 차원에선 본인들의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것이 대단히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고객 충성도를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라고 해도 말이다. 게다가 지금처럼 '커피 전쟁'인 시대엔 더더욱 중요하다. 그런 불만사항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 어쩔 수 없이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다. 그 원인이 '콘센트의 유무' 일 수 있다.


#3. 원래의 스타벅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경험이다.

스타벅스가 초창기에 가장 선두에 내세웠던 메시지는 '우리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경험을 판다'였다. 스타벅스가 이야기하는 '경험'에는 다양한 것들이 포함될 것이다. 가장 직관적으로 커피 자체를 마시는 경험, 공간이 주는 경험, 커피를 마시면서 지인들과 수다를 떠는 경험,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경험 등등등. 커피를 팔지는 않는다곤 했지만 결국 스타벅스는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다 보니 모든 경험들이 커피와 결부되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경험'에 머무름, 특히 거의 체류와 비슷한 수준의 장시간 머무름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스타벅스는 위에서 열거한 모든 경험들 중에 머무름의 경험이 가장 커진 느낌이다. 이런 부분을 경계하는 스타벅스가 정책적으로 콘센트를 미설치 혹은 폐쇄하고 있다고 보인다. 본래의 자신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기 위해서.


어떠한 이유에서든 결국에는 '회전율'로 회귀되고 만다. 사람들은 스타벅스의 콘센트 정책을 두고 스타벅스의 배신이라고 말을 한다. 그렇게 배신감을 느낀다면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집 혹은 로컬 커피집들을 가면 된다. 커피맛에 대단히 민감해서 스타벅스의 커피맛이 아니면 다른 커피는 못 마시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커피에 대단히 조예가 깊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스타벅스의 커피는 맛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다고 한다. 더불어, 스타벅스가 콘센트를 없애는 시점과 비슷한 시점부터 다른 프랜차이즈들은 앞다투어 카공족, 코피스족을 위한 배려 및 장치들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중 가장 매출이 높다는 한 매장을 가 보아도-스타벅스의 직영점은 아님- 흡사 커피집이 아닌 도서관을 방불께 할 정도로 공부 혹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런 나름의 편의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는 곳으로 가지 않고 스타벅스를 굳이 찾아가면서 콘센트가 없어지는 것을 두고 배신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참 이해하기 어렵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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