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빠

네 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금사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누군가를 만나거나 소개받게 되면 그 상대방에게 금방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호감을 느껴서 그 사람과 이런저런 미래를 스스로 꿈꾸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경험상 여자보다는 남자들이 더 많지만 소설을 쓰는 건 여자 쪽이 더 많은 거 같다. 이런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하진 않는다. 나한테 종종 연애상담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금사빠라 불릴 만한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나뿐만 아니라 금사빠 상대방에게 조차 어떠한 피해를 주지 않는다. 다만, 그 모든 피해(?)를 스스로 떠 앉고 괴로워하며 좌절하는 시간을 꼽씹으며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그건 말뿐인 다짐에 불과하다. 또다시 누군가를 금방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다시 괴로움의 루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친구 혹은 가족을 둔 사람들을 금사빠들에게 이런저런 충고들을 하지만 그건 그냥 허공의 메아리일 뿐, 그들에겐 전혀 와닫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런 충고를 하는 사람들 역시 딱히 그런 충고를 할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그럼 금사빠들은 왜 그렇게 빠르게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 감정이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될 정도로 발달하는지 그 사람들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1.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뚜렷하다.

이건 어떻게 보면 대단한 장점일 수 있다. 요즘처럼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정확히 모른 체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 하면서 사는 세상에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본다면 대단히 쉽게 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살다 보면 느끼는 거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만난다는 것은 진정 어렵다는 것을 쉽고 많이 경험해 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렇게 본인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어떤 기회를 통해서 건 만나게 된다면 그녀 혹은 그를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본인의 의지와 그 사람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본인의 생각은 이미 진도가 나가기 시작하고 사랑 그 비슷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게 마련이다. 어찌 보면 금사빠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호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이 잘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2. 외로움을 즐기지 않는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도 있지만 그와 반대로 혼자인 것을 대단히 못 견뎌하는 성격들도 있다. 금사빠들은 혼자 인 것을 못 견뎌하는 성격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이 지겹고, 심심하고, 더 심하면 그 시간 자체를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훨씬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런 성향이다 보니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 자체보다는 그 사람과 함께 보낼 시간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그 사람 자체의 호감도보다는 그 사람과 보낼 시간의 재미에 집중하게 되고 그런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말을 한다면 당연히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을 '금사빠'라고 인식할 것이다. 몇 번 만나지도 않은 사람과 무엇을 할 것인지를 늘어놓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3. 로맨티시스트이다.

현실이 팍팍해지면서 4포네 5포네 하는 말들이 남무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도 난 항상 20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연애라고 주장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사람이다. 현실적인 문제와 그 외 다양한 이유들로 연애하기를 혹은 사랑하는 것을 스스로 막고 사는 세상에 그런 복잡한 거 없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이 시대의 로맨티시스트가 아닐까? 순진하진 않지만 적어도 순수함을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그들을 전폭적으로 응원한다.


사랑, 연애는 항상 즐거운 것은 아니다. 즐거울 땐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을 주지만 고통을 주게 되면 그것 역시 어떤 고통 못지않게 괴롭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랑하고 연애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사빠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생각해 보고. 그리고 금사빠면 또 어떠한가? 그렇지 못하고 겁만내면서 사랑을 주저하는 사람들보다는 난 훨씬 더 용감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항상 응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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