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몸비

다섯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언가를 찾는 사람, 누군가 대화를 하는 사람, 무언가를 보는 사람, 그리고 여전히 전화 통화를 하는데 이용하는 사람. 그러면서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체 이어폰으로 귀를 봉쇄한 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런 사람들을 일컬어 '스몸비'라고 부른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하면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흡사 좀비들이 걸어 다니는 것과 비슷하는 의미에서 생겨난 신조어이다. 단어의 유래 자체로만 봐도 이 단어의 어감은 좋지는 않다. 하지만 단어에서 의미하듯 스마트폰을 하면서 걸어 다니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 스마트폰을 하면서 걷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들, 학교 주변 혹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의 횡단보도에 바닥에 led를 설치해서 신호등의 변경을 알려 주는 표시들, 그리고 스마트폰에 열중한 나머지 본인이 타야 하는 버스를 눈앞에서 황망히 보내버리는 사람들 까지. 이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다는 한국에서 발생하는 웃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왜 스마트폰에서 눈과 귀를 놓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1. 집중력이 원래 좋다.

어떤 한 것에 꽂히면 그것만 보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런 사람들이 집중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난 그런 능력을 타고나지 못해서 조금 아쉬워하고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조금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면, 그것이 그냥 쓸데없는 친구와 잡담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에 집중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본인이 현재 무슨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지 망각은 아니지만 조금은 덜 신경을 쓰게 된다. 그 다른 행동이 설사 길에서 걷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양한 ott 들과 많아지는 단톡 방들 속에 살다 보면 스마트폰에 가장 집중하게 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그런 현실을 살아가는데 집중력마저 좋은 사람이라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들으면서 걷는 행위는 비일비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길치이다.

과거에 스마트폰에 있는 지도앱들은 위치를 표시해 주는 정도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지도 앱들은 마치 운전자들을 위한 내비게이션처럼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과 현재 나의 위치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다 보니 새로운 어딘가를 가는데 두려움이 덜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스마트폰이 없이 새로운 어딘가를 가는 것은 거의 공포 수준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위 힙플레이스라고 하는 동네에선 스마트폰을 보면서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을 찾아가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길치였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발달이 그들의 길 찾기 능력을 더욱 퇴화시키고 있고 개발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마저 모두 없애 버린다. 길치들에겐 어찌 보면 스마트폰이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스마트폰의 지도 앱이 어딘가를 찾아가는 이 순간 가장 중요한 도구이자 가장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들의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것이다.


#3. 정말 바쁜 것이다.

내가 회사를 처음 들어간 시점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벗어나거나 혹은 랩탑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었다. 어찌 보면 그때가 훨씬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말엔 어느 정도는 동의하는 바이다. 왜 어느 정도 동의하냐면 난 지금도 회사 밖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일을 자의적으로 하는 것을 제외하곤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암튼, 과거엔 전화 통화를 하면서 업무를 지시 혹은 업무를 받는 거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업무를 직접 처리를 할 수가 있다.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게 되었고 문서 작업 및 간단한 이미지 및 동영산 편집 작업까지 모두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외부에서 연락을 받아도 사무실에 들어가서 일 처리하겠다는 말이 조금은 무색해지고 있다. 그리고 정말 급한 사안이라면 연락을 받은 사람이 처리해야지만 직성이 풀릴 수도 있다. 그리고 처리가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들어선 스마트폰을 보다가 사고가 났다는 기사가 많이 보도되지 않는 것 같다. 몇 해 전만 해도 그런 기사들이 종종 나와서 보행 중 스마트폰을 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조금은 생기는 듯했으나 최근엔 그런 기사는 온 데 간데없다. 그런 사고들이 없어서 안나는 것이라면 천만다행이지만 왠지 이젠 스몸비들이 너무 많아져서 그냥 하나의 삶의 행태가 되어서 경각심이 덜해진 거라면 큰일일 듯하다. 스몸비들은 본인들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알아서 잘한다고 주장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들 본인의 생각일 뿐이다. 그리고 설사 실제로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남들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다고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가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항상 알아줬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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