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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남자 Sep 27. 2020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

서른여덟 번째 억지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 항상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나면 마지막에 닥터들이 하는 말이다.

'스트레스받지 말고 살라고' 그렇게 말하는 그네들은 정작 스트레스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인다. 당장 다음 주면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데 아직 취직을 못했거나, 결혼을 못한 사람들은 이 연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회사를 다니고 있고, 결혼을 했다고 해도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이런 특정 시기에 한정되어 말하지 않아도 매일매일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종류와 강도의 스트레스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같은 스트레스라도 사람에 따라서 견디는 정도가 다르다. 스트레스에 대단히 취약한 사람들도 있고 대단히 강한 사람들도 존재한다. 정확하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 난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이 꽤 있는 편인 것 같다. 나도 한동안은 스트레스, 특히 취직과 관련된 스트레스에 대단히 취약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렇진 않다. 그리고 한동안은 또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지만 그것 역시 지금은 덜한 상태이다. 이를 제외하곤 다른 스트레스엔 강한 편인 것 같다. 특히, 사람한테 받는 스트레스엔 더더욱. 우리는 별 수 없이 다양한 사람 관계 속에서 살다 보니 '사람한테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클 것이다. 그 와중에 이런 스트레스에 대단히 강한 사람들이 있다. 강하기도 하고 잘 대처하기도 하고. 오늘은 그런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1. 성격 자체가 무던하다.

타고나길 혹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성격 자체가 무던하다. 여기선 마뜩한 단어가 없어서 '무던하다'라고 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큰 기대도 큰 실망도 하지 않는 그 중간 어디쯤인 성격인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지만 다른 사람이 본인과 같은 정도로 충실하게 살 꺼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질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팀원이 어떤 실수나 잘못을 하더라도 큰 실망을 하진 않는다. 다행히 같이 일한 팀원이 열심히 해 줘서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나고 평가도 좋게 받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무사히 잘 끝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스트레스들에 대한 컨트롤도 잘할 수 있고, 컨트롤이 잘 되기 때문에 견디는 힘 역시 강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누군가가 보기엔 무색무취를 성격처럼 보여서 재미없어 보일 순 있지만 본인 스스로는 그런 성격에 대단히 만족하면서 살 것이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그런 성격을 부러워할 수도 있다.


#2. 자존감이 높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감'중 가장 으뜸은 자존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웬만한 일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 특히, 사람 관계에 있어서는 더더욱. 이런 사람들은 역시나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그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안 받거나 덜 받는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이들 역시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받는다. 하지만 이들은 스트레스를 버티는 힘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를 뿐이다.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학하면서 자기 탓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완벽하게 다르다. 스트레스가 본인이 삶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잘 통제를 한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일과 삶을 나름의 기준으로 잘 분리하고 있어서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삶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삶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일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도록 잘 조절을 한다. 이것만 잘해도 적어도 스트레스에 강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긴 하지만.


#3. 본인만의 푸는 방법이 있다.

아무리 스트레스에 강한 사람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들은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고 에너지원이 된다고들 하지만 그 적당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화할 수 없고, 수치화가 가능하다고 해도 '적당한'은 세상 모호한 말이기에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사용한다는 건 말처럼 쉽진 않다. 따라서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꼭 있어야 한다고 나는 항상 주장하고 있다. 나는 지금처럼 글을 쓰거나, 테니스를 치거나, 특히, 새로운 공간에 가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곳이 커피집일 수도 있고 음식점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공간일 수도 있고. 그런 곳에 가서 그 공간을 구성한 사람의 생각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에게 있어 이런 시간들은 나의 스트레스 해소에 많은 도움을 준다. 취미라고 불리는 것은 이 처럼 한 사람에게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일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난 채용 인터뷰어로 참여하게 되면 항상 마지막에 취미가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취미가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은 적어도 나에겐 탈락이다. 다른 사람이 구제해 준다면 몰라도.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동일한 수준으로 취약하다고 한다면 그걸 잘 푸는 사람이 결국엔 스트레스에 강한 것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와 함께 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단히 돈이 많은 사람들, 지위가 높은 사람들 역시 그들 나름대로의 스트레스는 있을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느끼는 종류의 스트레스를 비슷한 정도로 느끼지만 스케일이나 범위가 조금 다를 뿐.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와 함께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 스트레스에 지배당하기보다는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는 삶의 방식을 스스로 만들어서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잘 이용해 긍정적인 factor로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꽤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말하듯이 적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는 말처럼. 말이야 쉽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으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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