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6년 8월 8일 - 2018년 7월 24일, 약 2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고 고양이 별로 떠난 길고양이 테라의 구조일지를 재편집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다친 고양이의 사진이 있으니 유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카페 회원분으로부터 병원을 소개받기로 하고, 입원 1일 차인 2016년 8월 9일 저녁 10시쯤 테라를 급히 동네 24시 병원에서 퇴원시켜 강남 부근의 병원으로 이동했다. 다음 날인 10일에 원장님, 수술 과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테라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1. 농이 가장 많이 차있는 왼쪽 골반과 다리 연결 부위는 뼈까지 감염이 진행되었다. 영역싸움으로 인한 사소한 물린 상처였겠지만, 무더운 날씨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여 곪고 곪아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리 한쪽을 절단하는 수술은 불가피하며, 수술을 미루게 되어 다른 곳까지 감염이 전이되면 더 이상 손 쓸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테라의 현재 몸 상태로는 그러한 큰 수술을 버텨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2. 테라의 영양 상태는 상상 이상으로 좋지 않다. 복수가 가득 찬 줄 알았던 엑스레이 사진의 뿌연 부분은, 너무 말라서 지방이 없어 사진의 대비도가 낮아 뿌옇게 나온 것일 정도였다. 혈구와 알부민 수치는 턱없이 낮으며, 줄줄 흐르는 농으로 인한 혈구 감소와 몸 이곳저곳에 찢긴 상처에서의 출혈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영양부족으로 인해 혈관이 매우 약해져 염증의 투과가 쉽기에, 하룻밤 사이에 패혈증으로 급사할 위험이 매우 높다.
3. 탈수 또한 심각하다. 검사해보니 세균 감염은 수치로 잴 수 없을 정도로 높은 OVER가 떴다. 체온 유지 또한 스스로 되지 않아 핫팩과 전기 온열 패드로 체온을 유지시켜야 한다.
4. 체구가 작아 1-2살의 어린 고양이로 추정했으나 여러 검사 결과로 보아 생각보다 나이가 많은 암컷 고양이일 가능성이 있다. 구강의 상태로 나이 추정의 자료를 얻는데 구내염 또한 심각하여 추정이 어렵다. 평생 건사료를 먹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병원 측에서는 당분간 최대한의 영양소를 링거를 통해 공급한 후, 매일 오전 혈액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혈액 검사는 다리 절단 수술을 위한 것이며, 테라의 생체 시스템이 최소한의 안정을 찾는 순간 지체 없이 수술을 진행하여 더 큰 감염을 막고자 한다고 하였다.
이전 병원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다리 절단이라고 했기에 충격이 컸다. 불가피한 다리 절단이라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아무리 말 못 하는 동물이라도, 다리 한쪽을 절단하는 수술은 충격적일 것이 분명했다. 반드시 살려내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허락 없이 다리를 잘라내서라도 살려야 하는 것일까, 그게 과연 이 작은 고양이를 위한 결정일까 하는 의문에 마음이 착잡했다. 처치실 한편에 입원해있는 테라를 보러 들어갔다. 이 녀석은 식욕이 좋았다. 몸이 그렇게나 아픈데도, 먹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했다. 테라의 처치를 담당했던 선생님 또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식욕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희망이에요."
먹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고양이, 살고자 하는 의지를 지닌 고양이 테라. 나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