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이야기 9-1

네 마음을 알고 싶어

by 애로

*본 글은 2016년 8월 8일 - 2018년 7월 24일, 약 2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고 고양이 별로 떠난 고양이 테라의 구조일지를 재편집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다친 고양이의 사진이 있으니 유의 부탁드립니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분께 연락을 드려 테라와 대화를 시도한 적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테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테라와 조금이라도 대화를 나눈 게 사실이었다고 믿고 싶다. 독자 분들 개개인의 판단에 따라 이 글을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 @


@ 테라야 안녕?

-(하악질은 안 하지만 살짝 노려보는 눈으로 경계, 조금은 불안한 모습)

@오늘 엄마가 테라랑 대화 나누고 싶어 했어.

-(금방 누그러지며) 엄마가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거 알아.(엄마라고 했다고 한다)

병원에 자주 와서 살펴보고 나를 부탁하고 가. 나를 여기로 데려와줬고 여기에서 내가 보살핌 받게 도와줬어.

병원 생활은 답답하지만 지낼 만 해. 먹을 것도 그렇고 길보다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


@테라의 왼쪽 뒷다리가 너무 다쳐서 테라가 더 위험해지기 전에 절단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어. 수술 전 언니가 얘기해줬지만 네가 이해하지 못했는데 수술을 해버렸을까 봐 너무 미안해. 충격을 받거나 속이 상하지는 않았니?

-나을 수는 없었던 거야? (수술 후 여전히 다리가 있는 것처럼 무릎과 발목에서 오는 통증을 느낀다. 신경 문제로 보이며 감각이 남아있고 아직 회복이 많이 필요하다)

@테라가 많이 놀랐지?
-...(말이 없다)

@테라가 다리 회복되기가 힘들어서 언니가 도와주고 싶었대. 가만두면 더 많이 아파지고 죽을 수도 있어서...

-응......

-밥 많이 주는 건 좋아. (병원에서 먹을 거 다 먹고 더 달라고 우는 모습을 보여줌)
@그렇구나... 뭐가 제일 맛있어?
- 캔이 맛있어.

@소화하기는 편해?
- 응. 많이 먹고 잘 먹어. 씩씩하게.

@지금도 많이 아프고 힘들지?
- 응. 조금...

@앞으로는 더 많이 좋아질 거야. 점점 더 건강해지고 살도 찌고. 아픈 것도 없어질 거야.

- 왜 나한테 잘해줘?

(구조 때 쓰레기장에서 누워 울던 것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삶에서 더 이상 물러날 구석이 없다고 느꼈다. 원래 사람을 무서워했지만 너무 궁지에 몰려서 도움을 청한 것이다.)
- 이렇게 나를 오래 돌봐줄지 몰랐어.

@테라는 소중하기 때문이야...

- 내가 왜 소중해?

(어릴 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3-4개월의 아주 어린 시절부터 어미 없이 혼자 지내는 모습. 꺅꺅거리고 울면 문 앞에 밥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1층-반지하 같아 보이는 여자의 집에 창문이 열려있어 들어가서 잠시 지냈던 적이 있다. 밥 달라고 하는 것은 잘했지만 싸움은 잘하지 못했다.)

- 그래서 쫓겨났어. 멀리멀리... 노란 고양이가 대장이었어. 통통한데 성질이 나빴어. 갈색 고등어 고양이도 나를 괴롭혔어. 싸운 건 아닌데... 혼쭐났어. 난 싸움을 잘하지 못해. (구조한 곳에서 멀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떠돌다가 다리도 점점 아파오고 구조된 것)

(나이는 대략 두 살은 넘어 보인다. 아주 나이가 많진 않으며 2-3살 정도로 추정. 아기를 낳아 본 적은 없다. 공격당하던 수컷 고양이에게서 발정이 온 느낌이 있다. 테라는 워낙 건강이 좋지 않아 발정조차 오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그래서 더욱 경계 대상이 되었을 수도 있다.)

@테라가 서러운 일이 많았겠다.

- 응, 혼자서 많이 힘들었어.

@이제 다 괜찮아.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거야.

- 좋은 얘기 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아.

@테라가 퇴원하면 언니네 집에서 동생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게 될 수도 있어. 테라의 생각은 어떠니?

- 그리고 버리고 갈 거 아니야?

@그런 적이 있었어?
- 응... (1층-반지하 집에 살던 여자가 키운 게 아니라 길고양이가 자꾸 들어오니 어느 순간 문을 닫고 못 들어오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근처에 밥 챙겨주는 캣맘 집이 있었고 그 근처 남의 집에 들어가서 지내보려고 했었다. 그러다 쫓겨났다.)

@그러지 않을 거야. 언니랑 다른 동생 고양이랑 계속 같이 살 거고 언니가 테라가 좋아하는 밥도 잘 챙겨줄 거야. 더 이상 다른 고양이들에게 쫓기거나 먹을 걸 구하러 다니려고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돼. 추운 겨울엔 따뜻하게, 더운 여름엔 시원하게 지낼 수 있어. 대신에 집에 같이 살면 테라가 다른 동생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야 하고 예전처럼 밖을 자유롭게 다닐 수는 없을 거야.

- 나는 길에서 살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많아. 나도 집에서 같이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다른 동생 고양이들이랑 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싸움을 못하거든. 그래도 가끔은... 나도 고양이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 나는 항상 혼자였고 가끔 친구랑 같이, 가족이랑 같이 다니는 고양이들을 보면 부러웠어. 외롭고.... 다른 고양이들이랑 잘 지내는 건 나한테 달린 문제가 아니야. 다른 고양이들은 나를 별로 안 좋아해. 걔네가 나를 싫어하면 나는 숨어 지내거나 쫓겨 다녀야 할지도 몰라. 그래도... 집에 같이 살자고 하는 건 감격이고... 고마운 제안이야.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나는 같이 살고 싶어.

@그렇구나... 둘 다 착하고 순한 고양이들이야. 테라가 마음 열고 잘 받아준다면 테라와 좋은 가족이 될 수 있을 거야.

- 가족?

@그럼. 가족이지~

- (가만히 굳어있다)

- 응가할 때 조금 힘들어. 아랫배가 아프고... 냄새도 독해. 설사할 때 많이 아팠어.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거야. 걱정하지 마.


@테라가 언니에게 원하는 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니? 언니를 보면 자꾸 우는 이유가 뭐니?

- 그냥... 계속 부르는 거야. 나에게 말 걸어주고 대답해주는 게 좋아.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보면 반갑고 대꾸해주는 게 좋아. 서로 뭔가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테라가 얼른 건강해지면 언니가 데리고 가서 테라 엄마 해줄 거야. 테라 엄마가 되어서 테라가 앞으로 항상 행복하게 도와주고 돌봐줄 거래.

- 어떡하지... 너무 좋다... 나도 이제 엄마가 생기는 거야? (덩치만 큰 아기 같은 성격이다. 애틋하고 고마운 감정이 느껴진다.)

@앞으로 테라는 언니 보면 더 기분 좋아지겠네?

- 응. 얼른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 잘 먹고 얼른 나을게.

@지금 기분이 어때?
- 음 조금 행복해.

@테라야, 많은 사람들이 테라를 위해서 도와주고 테라가 건강해지기를 기도하고 있어. 테라는 정말 소중한 고양이야.

- 나는 살면서 그런 다른 사람들 마음을 알 수가 없었어. 정말이야?

- 사람들은 나를 많이 도와주고 싶어 하지 않았어.

- 병원은 심심해. 좁고 답답하기도 하고... 심심해서 얼른 집에 가고 싶다.


@테라야. 집에 가면 다른 고양이들과 지내는 게 테라에겐 어려울 수 있어. 하지만 다른 고양이들이 테라를 싫어하고 미워하진 않을 거야. 대신 서로 모르던 고양이들이 가족이 되고 알아가는 데엔 시간이 필요할 거야. 만약 집에 있던 동생 고양이들이 테라랑 친해지는 걸 어려워한다고 해도 테라는 기다려주면 된단다. 테라는 너무 예쁘고 멋지고 씩씩한 고양이잖아. 같이 지내다 보면 다른 고양이들도 테라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다들 테라의 이런 모습을 몰라서 그랬던 거지, 테라의 모습을 잘 아는 사람들은 다들 테라를 너무 많이 사랑한단다.

- 고마워. 벌써 언니랑 가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편해졌어.


@테라야! 힘들고 아픈 치료와 수술을 너무나 잘 견뎌냈고 밥도 늘 잘 먹어서 정말 대견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테라가 낫기를 기도해주었단다. 그동안 테라가 많이 힘들게 살았지만 언니네 집에 가서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언니가 노력할게. 사랑해!

- 밥은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아. 이렇게 매일매일 밥 걱정 안 하고 밥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고마워. 그냥 고마워. 많이 많이 고마워. (마지막 말까지 전해주자, 행복해서 눈물이 나는 듯한 감정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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