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일곱 번째 편지, 공군 서울공항, 2016.11.10-11.11
To. 콩 아가씨
삶의 위로란, 생애의 응원이란 참 쉬운 일이 아니에요. 무작정 괜찮아, 잘될 거야라고 따뜻하게 보듬어주다가도 때때로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떨리기 시작하고 정말 이런 말을 해줘도 되는 걸까 싶을 때가 있죠. 잔소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이런저런 말을 건네다가도 곧 헤지고 닳아서 이내 빛이 바랜 그 말들이 당신에게는 어떻게 남을까. 나를 떠나간 그 모든 말소리들이 우리 아가씨를 어떻게 두드리고 있을까 고민이 될 때가 있어요. 부모님도, 선생님도, 친구도 아닌 연인이라는 발자국이 그대의 삶이라는 영화에는 어떻게 찍혀가고 있는 것일까요.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일까. 열심히 해야 하는데, 공부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대로 해도 될까. 떨쳐내기 힘든 고민들이에요. 이런 고민들이 참 무서운 것은 그 답을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때로는 다들 답은 알고 있다고, 필요한 것은 잠깐 쉬어갈 곳과 위로일 뿐이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 때로는 우리 모두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마음이 아파갑니다. 함께 계속 걸어갈 사람이기에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위로해주면 될까, 위로를 해줘도 되는 것일까. 고민은 더 깊어집니다.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싶은 방향대로, 하고 싶은 방법으로 살게끔 응원해주고 싶어요. 이렇게 멋진 사람으로, 이렇게 좋은 사람이 되어 온 당신이라는 사람을 있는 힘껏 믿고, 내가 판단하는 것은 그 행동이 맞는지 그른지가 아니라 '누나가 그렇게 하고 싶어 했는지, 그렇게 살고 싶어 했는지'인 그런 응원을 하고 싶어요.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바라지 않는 모습으로 살곤 하니까요. 누구보다 당신을 응원하지만 당신이 꿈꾸어 온 모습이 아닐 때, 곁에 다가가 '아가씨 잠깐 스톱'을 속삭여줄 수 있는 그런 연인이 되고 싶네요.
물론 우리가 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해 어떻게 살고 싶은 지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야만 하겠지만, 나는 나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당신의 생애를 응원하고 싶어요. 그게 바로 행복일 테니까요. 언제나 달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당신이 돌아올 자리를 마련하고 언제든 안아줄 수 있는 연인이 되어줄게요. 사랑해요.
p.s 빼빼로 고마워요! 다 같이 잘 먹었어요, 사랑스러운 아가씨.
2016.11.10 - 11.11
*저를 제외한 모든 편지 수령인들의 이름은 가명이나 애칭, 혹은 평소 좋아하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경우, 콩/누나/아가씨 등을 사용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