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일기를 쓰기 싫어진 날의 흔적이 남아있죠.
#오래된 #일기 #추억 #외로움
오래된 일기를 두어 권 찾았어요
맑고 나긋한 기억들이 배인 종이들.
팔랑이는 소리를 내며 한 장, 한 장.
일기를 넘기다보면, 손에 묻어나는 먼지만큼
행복한 글자들이, 글 송이들이 달라붙어
떨어지지를 않죠.
웃음도 많고, 미소도 많은 나의 한 시절.
하지만 오래된 일기에는 언제나,
일기를 쓰기 싫어진 날의 흔적이 남아있죠.
예고 없이 펼쳐지는 희고 외로운 페이지.
쌉싸름하게 고이는 침을 꿀떡 삼키고
이 날도 참 잘 이겨냈구나, 잘 참아냈구나
젖은 속마음을 내뱉으며 일기장을 덮어요.
희고 외로운 그 페이지들이
서로를 따스히 덮고 잠이 들게끔.
일기장을 덮어요.
#위로 #담쟁이에게보내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