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를 읽습니다

쉰두 번째 편지, 공군 서울공항, 2016.12.09

by 김형우

To. 콩 아가씨


그 사이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참 별 일이 없었네요. 어제는 헌혈을 했고, 오늘은 족구를 했어요. 어제도 오늘도 열심히 항공기 토잉을 하러 다녔고, 또 사이사이 시간 날 때마다 퇴근하고 나서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과 휴가 때 챙겨온 잡지들을 읽고 있습니다. 여전히 식상하고 다채로운 일상이죠.


휴가 때 사온 잡지들은 벌써 다 읽어가요. 아무래도 '컨셉진 conceptzine'은 정기구독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어요. '페이퍼'는 당분간 새로운 정기구독자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어렵겠지만 '컨셉진'은 매달 받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 커서 내 돈으로 구독하는 첫 잡지. 근래에는 잡지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구미가 당기는 잡지들을 많이 읽어보고 있어요. 나와 색채가 닮은 감성의 글들, 이런 글들도 과식하다가는 분명 체하겠지만 입안 가득 문장을 채워넣고 싶은 날도 있어 침대 옆에 쌓아두고 읽고는 해요.


다음 외출이나 휴가 때는 과월호들도 혹시 구할 수 있는 지 알아봐야겠어요. 생각보다 과월호들 읽는 재미도 쏠쏠하더라고요. 읽고, 배우고, 생각하는 일. 요즘 잡지글들을 읽으면서 뭔가 생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만 같아 즐거워요. 세상이 변한다거나 미래가 변한다는 그런 거창한 변화는 아닐 지 모르겠지만 푹 빠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조그마한 취미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네요. 언젠가 이런 잡지 구독을 선물해 주는 것도 좋은 선물이 아닐까 싶어요. 쉽게 읽히는 글들을 적는 잡지들로, 세상을 흥미롭게 보아주는 시선이 가득한 잡지를 선물해 줄까 합니다. 언젠가 아가씨 손에도 잡지를 들게 하는 날이 오겠죠? 오늘은 이만 잠에 들어야 하겠네요. 사랑해요.


2016.12.09


*저를 제외한 모든 편지 수령인들의 이름은 가명이나 애칭, 혹은 평소 좋아하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자친구의 경우, 콩/누나/아가씨 등을 사용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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